-피서 특수 넘어 사계절 관광 전략 마련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으로 피서철을 맞았던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최장 두달 동안의 운영을 마무리했습니다. 올여름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40% 가깝게 증가했습니다. 피서 기간 내린 잦은 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급증한 점은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상가도 다소 활기를 띠었습니다. 하지만 리조트와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 비중이 높아, 지역 상권이 기대한 만큼 특수를 누렸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올해 도내 동해안 83개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 수는 692만699명으로 지난해(502만4559명) 대비 37.7% 늘어난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이동이 제한적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일상이 회복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여름 동해안 시·군 관광객 수가 1800만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할 때 약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평년 관광객 감소는 동해안 관광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비상 신호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은 지역이 고성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성은 지난해 여름 180만명에 이어 올해에는 191만5338명이 방문했습니다. 강릉은 지난해보다 120.3% 늘어 156만1985명을 기록했지만 2위를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는 리조트 등 대형 관광시설의 여행객 유인 효과가 크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고성은 8개의 대형 리조트와 3개의 골프장이 있어 관광객들이 현대화된 시설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고, 곳곳에서 운영 중인 군부대 휴양지도 관광객 유입에 한몫했습니다. 시설 중심의 관광 문화가 휴가 패턴을 주도하는 현실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동해안은 사계절 관광지화를 위한 큰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피서철 특수에만 의존하는 한철 관광지의 이미지를 벗고, 연중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여가지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선 현대화된 여가 시설 등 소비자 맞춤형 환경 조성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또한 교통망 개선과 관광 인프라도 확충돼야 합니다. 지역 주민이 실질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과 규제 완화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해외여행 본격화를 앞두고 관광 산업화 전략을 새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표 피서지 위상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