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고판화박물관 추석 특별전
세계 불교미술 탁본 50여점 전시
불상이나 석탑 등의 표면에 종이를 대고 먹을 두드려 만든 탁본 작품들을 한 자리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추석맞이 특별전 ‘흑과 백, 두드림의 예술-세계불교미술탁본Ⅱ’을 열었다. 대한불교진흥원의 지원으로 고판화 박물관에서 열리는 두 번째 탁본 특별전이다. 2017년 전시 이후 새롭게 수집된 중국과 일본, 인도,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의 불교미술 탁본 5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는 석굴사원 탁본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도의 아잔타 석굴을 비롯해 중국의 운강·용문·돈황석굴, 하남성 안양 대주석굴의 탁본, 한국의 석굴암 탁본 등이 소개된다. 국내 작품 중에서는 국보인 석굴암문수, 보현보살 탁본을 볼 수 있으며 인도의 아잔타 32굴의 여래상 탁본을 비롯해 중국 반가사유상 탁본 등 석굴사원을 대표하는 작품을 전시중이다.
주목을 끄는 작품으로는 중국 하남성 안양 대주석굴에 새겨져 있는 ‘세존거세전법정사(世尊去世傳法師)’ 탁본이 있다.
북위시대에 조성된 중국 불교사 최초의 도상으로 평가 받는 작품으로 석가모니불 이후의 불교 계보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부처님 이후 법을 전해 받은 가섭존자부터 24명의 조사들이 2인 대좌형식으로 6층으로 나눠 배치돼 있고, 움직임도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 불교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외에도 인도의 부처님 일대기 석불 탁본 등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다양한 인도 불교 탁본들과 중국 당 시대의 묘법연화경 탁본, 천불도 탁본과 오대시대에 제작된 특이한 모습의 관음탁본, 소림사가 자랑하는 달마대사 탁본 등이 소개된다. 일본이 자랑하는 나라 도다이지(東大寺) 대불 광배의 불보살상, 야쿠시지(藥師寺) 탑 수연부를 장식한 좌우 비천상, 캄보디아 왕코르와트의 환희불, 티벳의 문수보살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선학 관장은 “문화재를 탁본하는 일이 어려운 상황에서 희소성 있는 작품들을 통해, 아시아 여러 나라 불교미술의 다양성과 보편성, 차별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