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문화예술 소외
문화는 삶과 분리된 적 없다
나누고 구분했었을 뿐
제주특별자치도 조례처럼
창작물·기획·상품 생산까지
사진예술 산업화 지원 필요

▲ 안광선 한국사진작가협회 강릉지부장
▲ 안광선 한국사진작가협회 강릉지부장

지난 3일, 홍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제36회 강원사진대전 시상식 및 전시회에 강원도지사가 참석해 시상한 것이다. 오랫동안 사진계에 몸담아왔지만 도지사가 직접 참석한 기억이 없었기에 생소했다. 더욱이 지역 국회의원, 군수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관계자들이 당황할 정도였다. 매년 자축하는 것으로 만족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올해가 ‘강원예총 60주년’이라는 특별한 해이기도 하지만 뜻밖의 손님맞이가 반갑긴 했다. 단체장의 참석이 주최자의 위상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은 언제나 고마운 일이다. 지도자는 늘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지키겠노라 약속한다. 하지만 멀지 않아 초심은 접어두고 내 곁과 생색내기 쉬운 가시적인 이벤트에 눈길을 주곤 한다. 그래서 선심성이니 선거용이니 하는 후렴구가 따라붙는다. 뒤끝이 깨끗하거나 좋아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된다.

지금까지 이런 정책, 마인드로 문화예술을 소외시켜 왔다. 더욱이 문화는 돈만 들어가지 나오는 것이 없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어 예산 지원은 늘 뒷전이다. 여유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라고 흘려버리거나 사치와 비슷한 단어로 인식하기도 한다. 기저에 깔린 ‘삶이 우선’이라는 해묵은 사고(思考)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졌다. 삶이 곧 문화인 시대가 왔다. 영화와 TV를 통해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던 서구 선진문화가 이제는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K-무비, K-팝 등등의 명칭에서부터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문화는 삶과 분리된 적이 없었다. 다만 우리 스스로 나누고, 구분했을 뿐이다. 이제 바로 잡으면 된다. 문화가 있어서 삶이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삶이 풍요로우면 문화의 수준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문화는 남이 주는, 남에게 얻는 부수적인 혜택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키워야 하는 삶의 에너지이다. 문화는 만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문화는 산업과 밀접하다. 강원도가 가야 할 길을 앞서간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4월 ‘사진문화예술 및 사진문화산업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완성했다.

제주 사진예술의 발전과 작가 육성, 그리고 산업화를 위한 법령이다. 사진 문화 예술의 창작물, 축제 또는 상품의 기획·전시·판매·생산·유통 같은 일련의 과정을 ‘사진문화산업’으로 규정하고 산업화, 활성화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 지원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디지털 문화예술의 첨단에 선 사진을 산업과 연결하려는 의도이다. 사진이 곧 관광이라는 시대적 조류도 빠르게 읽었다.

사진 한장 남기려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요즘이다. 민선 8기는 알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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