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춘천서 이형재 개인전
어반스케치 형식 옛 도심 기록

▲ 이형재 작, ‘옛 중앙로’
▲ 이형재 작, ‘옛 중앙로’

옛 고향 모습을 회상해 보는 시간.

춘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겸로 이형재 작가의 개인전 ‘봄내의 골목길-어제와 오늘’이 춘천미술관 1층에서 14일까지 열린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춘천의 골목길이 담긴 회화 41점을 만날 수 있다. 단숨에 그려내는 크로키 형식이 많은 작품들은 거친 듯 보이지만,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스며 나오는 따듯함도 엿보인다. ‘옛 소양로 번개시장’부터 현재 ‘후평공단 폐차장’ 모습까지 춘천의 구석구석이 담겼다.

작가가 지난 3년간 춘천 내 행정구역들을 직접 답사하면서 스케치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1992년 거리에서 직접 그린 ‘요선터널’과 1983년 작 ‘공지천 에메랄드하우스’도 있다.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에서 제공한 1950~70년대 사진자료를 토대로 현재 건물 위치에 맞게 작가의 상상을 얹어 완성한 그림들도 선보인다.

춘천 옛 중앙로와 번개시장에 나온 사람들은 아스팔트 길 대신 흙길을 걸었다. 머리 위에 보따리를 이고 가는 아낙네, ‘깍두기’ 단발을 한 아이들의 모습은 당시 삶의 방식을 짐작케한다. 이 작가는 “1970년대 옛 시장은 당시 어머니들이 (춘천) 서면에서부터 배를 타고 나와 자식들을 위해 보따리 짐을 풀어 놓는 곳이었다”고 했다.
▲ 이형재 작‘후평공단 폐차장’.
▲ 이형재 작‘후평공단 폐차장’.

지금은 공간의 용도가 바뀐 낙원동의 ‘경춘 서적’과 옛 남춘천 역에 있던 ‘남춘마트’, 카페 ‘달려가는 기차 바퀴가 대답하려나’도 찾을 수 있다.

도시 풍경을 그리는 일명 ‘어반스케치’ 형식을 반영한 그의 작품은 펜과 먹, 연필, 색연필을 기본 재료로 한다. 옛 골목길 풍경을 떠올리는 작가의 시각이 드러난다. 이 작가는 “어린 시절 골목길은 놀이터였고 마을 정담이 오가던 곳이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긴 그림자를 끌고 가던 퇴근길이기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작들은 매월 발간되는 춘천시의 봄내 소식지에 지난 3년간 최돈선 전 춘천문화재단 이사장의 글과 함께 실려온 삽화이기도 하다. 춘천문화원의 서적 ‘춘천의 전통시장, 희망과 서민의 공간 약사명동’에도 수록됐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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