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내 월세 거래 50.17%
전년 동월 대비 9.04%p 늘어
삼척·동해·강릉 60% 이상 차지
한은, 기준금리 추가인상 예고
대출 이자>월세, 선호도 급증
임대인도 보유세 부담 가중
아파트값 하락세 ‘거래 절벽’

추석 연휴가 지나 평소라면 가을철 이사를 가기위한 움직임이 바빠질 시기지만 이미 치솟은 강원지역 아파트 매매가격과 함께 같은 발걸음을 하고 있는 전셋값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더 기다려보자는 움직임이 강하다. 게다가 전국적인 집값 하락 움직임이 본격화 됐고,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금리 인상 부담과 경기침체 등으로 강원지역 부동산 침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강원지역 임대차 거래량 4040건 중 월세 거래량은 2027건으로 50.17%에 달했다. 지난 5월 57.19%로 올해 월세 비중 최고치를 찍은 후 6월 48.83%로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7월 52.15%에 이어 8월 50%대를 넘어섰다. 8월 기준 전국 평균 월세 비중(52.9%)과 비교하면 강원도는 하위권에 속하지만 전년동월(41.13%)대비 상승률로 보면 9.04%p 늘어 큰 상승폭을 보였다. 또 월세 거래량도 2027건으로 지난해 8월(1280건)보다 747건(58.35%) 크게 늘었고, 올해 월세 비중 최대치를 보였던 5월도 3477건으로 전년동월(1090건)대비 2387건(218.99%) 3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 봐도 가장 높은 지역인 제주는 전체 임대차 거래량 중 월세가 75.3%로 집계됐고, 50%를 넘지 않은 지역은 경기(48.4%), 인천(45.5%) 뿐이다.

도내 18개 시·군별로 보면 8월 임대차 거래 50건이 넘어가는 지역 8곳 중 춘천(47.35%), 원주(43.02%),

속초(44.17%)를 제외한 5곳은 모두 50%를 넘어섰다. 삼척의 경우 50건의 거래중 월세가 34건으로 68%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고, 동해는 253건 중 165건(65.21%), 강릉은 498건 중 319건(64.05%)으로 60%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 월세 거래량과 비중이 늘어난 것은 금리 인상 영향이 크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커지면서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고, 임대인들도 보유세 부담 등으로 월세를 받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져 월세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한은이 사상 첫 네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월세 비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아파트 전셋집을 구한 A씨(26·춘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너무 비쌌고 월세는 버리는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세를 선택했으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차라리 관리비가 적은 월세로 가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는 후회가 든다”고 호소했다.

강원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7월 기준 1억8722만원으로 지난해 7월(1억7585만원)보다 1137만원(6.46%) 올랐고, 전세가격도 1억4237만원으로 같은 기간(1억3742만원)과 비교하면 495만원(3.6%)

비싸졌다.

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하락 영향으로 서울과 인접한 춘천과 원주의 경우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2년 9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춘천과 원주는 각각 전주대비 0.07%, 0.04% 떨어지며 8주, 1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도내 동해안권의 경우 오션뷰의 열기가 식지 않아 플러스지표를 띠었으나 다른 지역은 전국적인 하락세를 피할 수 없어 강원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도 0.02% 하락하며 전주(-0.02%)에 이어 2주 연속 떨어졌고, 전셋값도 8월 마지막 주 보합에서 -0.04%로 전환됐다.

이미 비싸질 대로 비싸진 아파트 가격으로 부담이 큰 상황에다가 하향세까지 이어져 매수자들은 잠시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해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현대건설이 원주 관설동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는 1순위 평균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 제외 799가구 모집에 4027건이 접수 됐으며 최고 경쟁률은 84㎡A타입으로 129가구 모집에 1875명의 청약자가 몰려 1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115㎡B 4.84대1, 115㎡A 4.13대1, 84㎡B 3.01대 1 등 모든 타입이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총 3만1284가구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3만 가구를 웃돌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눈에 띈다. 그러나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의 3.3㎡당 분양가는 1347만원으로 이전 분양한 반도유보라(1077만원)보다 25% 비싸 땅값 부풀리기 논란도 공존해 현명하게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필요하다.

정우진 jungwoojin@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