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농가 확진 다음날 발생
집중호우 빗물·토사 원인 추정
농가 “철저한 방역에도 발생 허망”

속보=한동안 잠잠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본지 9월20일자 5면)이 춘천권을 중심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수년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왔던 강원도내 양돈농가들이 실망감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ASF의 확산 원인이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로 쏟아진 토사와 빗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가의 허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20일 춘천시 동산면 군자리 소재 양돈농가에서 ASF가 추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농장 내 확진 사례가 나온 농가와 불과 5.3㎞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군자리 양돈농가는 지난 19일 농가 내 확진 이후 방역당국이 선제적으로 조치한 정밀검사 결과 ASF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도내 누적 농장 내 ASF 발생건수는 총 11건으로 늘어났다. ASF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농장 사육 돼지 650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도 진행됐다.

양돈농가 내 확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양돈농가도 초긴장이다. 더욱이 이날 확진된 농가의 경우 원주, 강릉, 횡성 등 도내 4곳의 동일법인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으로 확인돼 도 전역으로 ASF 농가 내 발생이 퍼져나갈 우려 또한 큰 상황이다.

조우영 대한한돈협회 춘천지부장은 “춘천의 경우 양돈농가가 대부분 동산면에 밀집돼 있기 때문에 확산이 빠르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우려했던 대로 이게 현실화 되다 보니 너무 답답하다”며 “농가에서는 8대방역시설을 다 설치하고 까마귀나 설치류 관리도 철저히 하는데 어디서 구멍이 나는지도 모르고 당하니 허탈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이나 도 방역당국은 최근 폭우로 인해 쏟아진 토사나 빗물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미 도내 대부분 지역이 ASF에 감염된 것으로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최근 이어진 폭우로 토사나 빗물이 농가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당초 장마 전에도 지적했듯이 더 이상 농가 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돈사를 출입할 때만이라도 더욱 소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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