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성규 감독
▲ 고 이성규 감독

춘천 출신 고 이성규 영화감독이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한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올해 처음 공로상을 제정, 첫 수상자로 고 이 감독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이성규 감독은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장르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인정받는데 선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한국 독립영화의 맏형으로 불리며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의 권리 증진과 창작 현실 개선에도 큰 힘을 기울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64년생인 고 이성규 감독은 영화와 방송 장르를 오가며 여러 수작을 남겼다. 인도의 인력거꾼을 주인공으로 10여년간 작업한 다큐 ‘오래된 인력거’가 대표작이다. 고 이외수 소설가가 내레이션을 맡은 이 작품은 아시아권 최초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DFA) 국제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다.

▲ 고 이성규 감독의 대표작 ‘오래된 인력거’ 촬영현장
▲ 고 이성규 감독의 대표작 ‘오래된 인력거’ 촬영현장

한국독립PD협회 창립에 참여, 초대 회장을 맡는 등 다큐멘터리 영화인들의 가교 역할을 맡았고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초창기 안착과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3년 인도 등에서 오래 생활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장편 ‘시바, 인생을 던져’ 개봉을 준비하던 중 50세의 나이에 간암으로 별세했다. 유작이 된 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이창재 감독의 다큐 ‘에필로그’는 이후 춘천영화제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별세 후 한국PD대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르네상스가 올 수 있도록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식 스크린 개봉을 앞두고 CGV춘천에서 열렸던 ‘(감독)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 시사회에서 남긴 이 말은 춘천영화제의 씨앗이 됐다. 이 감독은 정식 개봉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작고 1주기를 맞은 2014년 영화계 동료들을 중심으로 제1회 춘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열렸다. 이 영화제는 오는 29일 국립춘천박물관과 커먼즈필드 춘천 등에서 진행되는 춘천SF영화제로 이어지고 있다.

▲ 고 이성규 감독의 유작 ‘시바, 인생을 던져’ 스틸컷
▲ 고 이성규 감독의 유작 ‘시바, 인생을 던져’ 스틸컷

시상식은 오는 22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과 함께 진행된다. 고인 추모영상이 상영되고 공로패가 가족에게 전달된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평화, 생명, 소통’의 가치를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리는 영화제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사장,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9월 22일부터 29일까지 경기 고양시와 파주 일대에서 열린다. 53개국 137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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