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 ‘포화 상태’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도내 전자상거래 1년새 ‘위축’
‘엔데믹’ 온라인쇼핑 둔화·정체
이커머스 기업 사업전략 재편
배송효율 등 양보다 질적 성장
편의점 1인가구 공략 등 호황
마트 반값세일 합리적 소비 추구

국내 온라인유통시장은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변화물결 속에서 큰 성장을 보였다. 간편결제, 편리한 배송 등의 이점을 내세우며 오프라인시장보다는 온라인시장이 국내 유통의 주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러왔다.

하지만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에 온라인 유통시장은 다시한번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미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포화됐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관련업계들이 양적 성장보다는 물류·배송효율화 등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다.

■ 리오프닝 기대감… 비싸진 온라인유통비에 강원지역 전자상거래 규모 감소

‘리오프닝’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재개(reopening)되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2021년 11월 들어 위드코로나 정책의 도입으로 유통업계가 이 현상을 주목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성장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의 출혈경쟁과 높아진 배달 수요에 따른 비용증가 등으로 업체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는 출혈경쟁이 심화됐다. 거리두기로 식문화가 바뀌면서 배달시장이 커졌지만 비싸진 배달비에 포장족, 밀키트족이 새로 생겨난 것도 이러한 현상을 반영했다.

특히 강원지역은 이러한 현상 속에서 전자상거래·통신판매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통해 도내 카드결제된 전자상거래 규모를 분석한 결과 2020년 497억4300만원, 2021년 259억1100만원, 올해 상반기 120억4300만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2020년 상반기(304억760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영향을 제외하고서라도 2021년 상반기(137억원)와 비교하면 올해 도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국적인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 7월 기준 17조 312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8.8%(1조 3823억원) 증가했다. 그럼에도 화장품(-20.0%), 컴퓨터 및 주변기기(-10.7%), 음식서비스(-5.4%) 등은 감소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비대면’의 일상화를 가져 온 코로나19 팬데믹을 등에 업고 급성장하던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엔데믹 국면전환 속 편의점 등 약진 전망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전환의 시대, 이커머스의 부상 이후 소매유통업 경쟁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1∼7월 국내 온라인쇼핑 침투율은 34.5%로 전년 동기인 34.6% 대비 소폭 감소, 월별 추이를 감안하더라도 둔화 내지는 정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길었던 이커머스의 약진 이후, 국내 소매유통산업은 새로운 전환의 기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이커머스 업태의 성숙기 징후가 부각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사업전략이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태별로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방식 및 양상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편의점의 경우 꾸준한 오프라인 매장 출점(점포전환 포함), 1인가구 및 MZ세대 특화 상품 출시(가성비 중점 PB, 협업상품 등) 등을 통해, 중단기적으로 타 오프라인 유통채널 대비 우수한 업황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지역 유통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내 6월 기준 편의점 카드사용액은 2020년 284억4200만원, 지난해 317억4200만원, 올해 373억8600만원으로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향토마트 등 오프라인매장에서도 고물가 시대 속 합리적인 소비를 내세우며 반값세일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체들도 이러한 유통흐름 속에서 성장성 중심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마트 전북 군산점과 경북 영천점에서 하던 쓱배송을 중단했다. 롯데는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에서 ‘바로배송’을 올초 30여개 점이던 바로배송 운영 점포를 최근까지 20여개로 줄였고 지난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론칭한지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최근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 업체들 가운데에서는 수요가 적거나 배송능력이 적은 지역에서는 자체 인건비가 많이 드는 자체 배송 대신 외주로 돌리는 상황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식비 등 필수적인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도 합리적 가격을 내세운 유통업체들이 늘어나는 만큼 배달비 등의 개선이 없다면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인다”고 전망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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