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결정에 투자사들 당혹

▲ 춘천 레고랜드가 들어선 하중도 개발 당시 모습.[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춘천 레고랜드가 들어선 하중도 개발 당시 모습.[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하던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해 법원 회생 신청(본지 9월 29일자 2면)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증권사 등 투자기관들과 채권시장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원도는 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BNK투자증권을 통해 2050억원 규모 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할 때 채무 보증을 섰다.

해당 ABCP를 발행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는 전날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차환 발행하지 않고 기초자산인 중도개발공사 대출채권 상환이 불가하다고 기관들에 통보했다.

그러면서 기초자산인 대출 원리금이 최대한 이른 시간에 상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루 전인 지난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도는 안고 있는 2050억원의 보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도개발공사 회생을 신청하기로 했다”며 “법정 관리인이 제값을 받고 공사의 자산을 잘 매각하면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이 회생 절차를 개시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ABCP는 주관사인 BNK투자증권이 받아 시장에서 A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선물환을 활용해 투자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춘천 레고랜드가 들어선 하중도 개발 당시 모습.[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춘천 레고랜드가 들어선 하중도 개발 당시 모습.[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최근 금리 급등과 부동산 시장 위축 상황에서 이번 사태까지 겹치자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 시장 전반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지방채를 비롯한 채권 시장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원제일차의 ABCP에 대해 한국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는 모두 최고 등급인 ‘A1’을 부여한 상태였으나, 한신평은 전날 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공시했다. 서신평은 아직 하향 검토 등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

한신평이 아이원제일차의 등급을 상환 불능인 부도 상태를 뜻하는 ‘D’ 등급으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소송전 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다만 소송으로 간다면 지자체가 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결론이 날 가능성은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기관들은 수년간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원중도개발공사 측은 지난 20일 강원도의회 경제통상위원회에 대출금 총 2050억원에서 최종적으로 412억원에 대한 자체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해 책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송상익 대표는 “최선을 다할 경우, 약 412억원의 사업비 부족액이 발생할 것 같다. 대출금 상환을 위한 부지매각대금이 실시계획인가 지연 등으로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대출금(2050억원) 만기가 내년 11월에 도래, 당장 내년 1월부터 상환해야하는데, 부지매각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피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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