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 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
▲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 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며 주가 5만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떨어뜨리면서도 주가가 업황 악화를 선반영한 만큼 내년 이후에는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1조9천4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한 달 동안에만 5만8천700원에서 5만3천100원으로 약 10% 떨어졌다.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장중 5만1천8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반등해 5만3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2,200선이 무너지고 삼성전자도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재 주가가 저점이라는 인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데다 모바일과 PC 등 글로벌 IT 수요도 둔화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 일러스트=한규빛 기자
▲ 일러스트=한규빛 기자

증권가는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8만전자에서 6만전자로 내려왔는데 이젠 안 보고 있어요.”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씨는 2일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한지 3개월이 넘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여윳돈 수백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건 2021년 1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12만원까지 제시하는 등 장밋빛 전망에 휩싸여 있던 시절이다.

김씨는 계속 ‘물타기’(매입한 주식이 하락할 때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를 해 평단 8만8천원대에서 6만7천원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씨는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내 얘기를 들으며 웃던 지인도 대화가 끝날 무렵 ‘사실 나도 7만원 대에 물려있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2020년 삼성전자를 5만원대부터 꾸준히 매수하기 시작했던 배모(32) 씨는 “주각 9만선을 찍을 땐 내 예측이 맞았다며 좋아했는데 이젠 손실을 보고 있다”며 “물타기를 해도 비중만 커지고 하락장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단 7만원대로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 중인 최모(29)씨는 “주위에서 너도나도 하길래 휩쓸리듯 투자했는데 이런 식의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어 “증권사 앱은 지운 지 오래고, 강제 장투(장기투자)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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