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레고랜드 .레고랜드코리아 제공
▲ 춘천 레고랜드 .레고랜드코리아 제공

‘아이원제일차’가 최종 부도처리됐다.

‘아이원제일차’는 강원도가 레고랜드 설립을 위해 채무보증을 선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언론 등에 따르면 레고랜드 설립을 위해 조성된 SPC 아이원제일차가 지난 5일 최종 부도 처리됨에 따라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ABCP에 투자한 다수 증권사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강원도는 최근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BNK투자증권에 빌린 2050억원을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이번 결정으로 강원도가 안고 있는 2050억원의 보증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번 회생 신청의 목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법원이 수용할지 여부가 불확실하며 또 회생 신청 시 통상 1년 가량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증권사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일러스트/ 한규빛 기자
▲ 일러스트/ 한규빛 기자

더 큰 문제는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투자심리 위축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는 1차 만기일이었던 지난달 29일까지 대출금을 갚지 않았고, 대출 약정상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져 해당 ABCP는 5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연장 불가 조건 중 ‘신용등급 변경’ 사유에 해당해 ABCP의 만기가 연장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에 ABCP에 2050억원을 투자한 다수 기관투자자들은 이자는 물론 원금도 지급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ABCP는 SPC가 매출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이번 사례와 같이 부동산 관련 ABCP는 건물을 지을 땅, 건설사 보증 등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며, 투자자 확보가 쉽고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 어린이 테마파크 춘천 레고랜드 조성공사 모습.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어린이 테마파크 춘천 레고랜드 조성공사 모습.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GJC가 필요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SPC ‘아이원제일차’의 ABCP 발행 주관사는 BNK투자증권이다. BNK투자증권은 강원도가 보증한 ABCP를 인수해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포함된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했고, 해당 자금으로 레고랜드가 조성됐다. BNK투자증권은 해당 기관 투자자에 대해선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 사항으로, 알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BNK투자증권측은 “당사는 대출기관이 아닌 주관사”라며 “AB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판 자산관리사 입장이며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강원도가 자진해서 조속히 채무보증에 나설 것을 요청하며, 추후 일정이 재개되지 않으면 소송 등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송으로 가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결론이 날 가능성은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려 수년간 투자기관들의 손실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아이온제일차가 발행한 ABCP의 신용등급을 가장 높은 수준인 ‘A1’에서 ‘D’로 강등했다. D등급은 채무불이행 상태일때 매기는 등급으로 최하 수준이다. 서울신용평가 역시 같은 날 ‘A1’에서 ‘D’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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