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세상을 뜬 이진주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세상을 뜬 이진주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식사 중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이 100여명에게 신체조직을 나눠주고 하늘로 떠났다. 강릉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도내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진주(29세) 씨는 지난달 13일 지인들과 식사 도중 갑자기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뇌사에 빠져 일어나지 못했다.

힘들게 그녀의 곁을 지키던 가족들은 “진주의 마지막이 누군가를 돕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지난 15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이씨의 인체조직을 기증했다.

기증원은 “이진주 씨가 남긴 인체조직은 조직 손상으로 장애가 있는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강릉에서 1남 1녀의 장녀로 태어났다. 아버지 이윤식 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엄마와 헤어지고 혼자 키워서 딸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외부로 돌아다녀야 하는 직업 탓에 애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진주가 10살 때부터 동생을 데리고 밥을 해 먹었다”고 전하며 슬퍼했다.

이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이대로 진주를 보낼 수는 없었다.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눈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며 “어려운 이를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으니 하늘에서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