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드 브라운 주한미군 용산기지 사령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치고 경례하고 있다. [공동취재]
▲ 로이드 브라운 주한미군 용산기지 사령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치고 경례하고 있다. [공동취재]

주한미군 3명이 ‘이태원 참사’에서 30명 가량의 생명을 구한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20대 A씨는 3일 자신의 이태원 참사 탈출 이야기가 미담 사례로 크게 보도된 후 그를 구해준 은인을 찾았다고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은인들은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 근무하는 자밀 테일러(40), 제롬 오거스타(34), 데인 비타스(32) 등 3명의 미군이었다.

A씨는 이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이들이 지난 30일 AFP 통신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고 은인임을 확신했다. 앞서 A씨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이런 AFP 보도를 먼저 본 후 A씨에게 알려주었다.

그는 지난 29일 친구들과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해밀톤호텔 옆 좁을 골목의 인파 속에서 넘어져 15분 가량 깔렸으나 건장한 흑인 남성이 키 182cm, 몸무게 96kg인 자신을 밭에서 무를 뽑듯이 인파 속에서 구조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3명의 미군이 인터뷰에서 밝힌 이태원 참사 상황과 구조 활동 등이 내가 경험한 일들과 똑같이 일치한다. 내가 찾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테일러 등 3명은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비번을 맞아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참사 위기를 맞았으나 간신히 골목 옆 난간으로 피신한 후 깔린 사람들을 보고 구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사람들이 서로 밀치고 밀리는 과정에서 넘어졌고 비명이 나오며 공황 상태가 연출돼 상황이 계속 악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119 구급대가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활동이 이뤄질 때까지 깔린 사람들을 인파 속에서 꺼내 근처 클럽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비타스는 “우리는 밤새 깔린 사람들을 구조했다”고 말했으며 오거스타는 “우리는 덩치가 큰 덕에 빠져나왔지만 바로 상황이 악화하며 재앙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들 트리오는 자신들은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A씨는 “우리가 갇혔던 곳은 골목의 중간 위치여서 구급대가 제일 늦게 접근한 곳이고 구조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군들이 그곳에서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선 덕에 인명피해가 줄었다.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도움을 준 그들을 꼭 만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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