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蘇聯)이 낳고 중공(中共)이 양육한 북한이 요즘 대세다. 정치학계는 ‘북한화’(North Koreanisation)를 자주 거론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의 북한화에 이어 푸틴 러시아의 북한화도 화제다.

영국의 러시아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5일 선데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전날 러시아 ‘국민 통합의 날’ 행사가 전체주의, 동원국가 창설을 향한 새로운 방향성을 상징한다고 했다. 또한 푸틴의 러시아가 김정은의 북한을 닮아 간다고 했다. ‘국민 통합의 날’ 펼쳐진 행사는 한 편의 연극 같았다. 당원들은 우크라이나에 출전한 병사들에게 줄 선물을 모았다. 지방정부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애국 행사를 벌였다. 어린 학생들은 러시아군 찬양 노래를 불렀다.

그는 러시아의 북한화가 서서히 다가온다며 진정한 다원주의를 추구했어야 할 공산당과 초국가주의 자유민주당은 점점 더 침묵하거나 순응한다고 분석했다. 오는 2024년 대선 준비가 한창이지만 실제 선거가 치러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비상 상황’이라는 이유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북한화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대회 이후 중국의 변화는 북한화로 압축된다. 1960~70년대 문화혁명기 마오쩌둥(毛澤東) 1인 독재의 폐해를 지켜봤던 덩샤오핑(鄧小平)은 집단 지도체제를 도입했다. 그 시스템은 불문율처럼 지난 40여년 동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시진핑이 세번째 연임에 들어가며 북한처럼 영구집권,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권력을 분점했던 정치국 상무위원 일곱 자리도 시진핑 친위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이 독점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반세기 전 마오와 같은 전체 인민의 지도자, 영수(領袖)라는 관측이다.

1930년대 유럽은 전체주의 광풍이 휘몰아치며 대학살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그리고 21세기 러시아와 중국의 ‘북한화’는 또 하나의 전체주의라는 점에서 경계를 게을리할 수 없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