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의 볼품없는 들풀까지 연민을 느끼는
백발이 허공을 난다
가을이 중턱에 와 있으니
백발이 열기를 뿜는다.
재잘대는 새들의 날갯짓 허공에서 시든다.
하얀 하늘이 저만치 물러가고
몸 시린 나뭇잎 뒤척인다.
물기 마른 푸르름이 움츠려들 듯
노화된 나의 몸은 한주먹 크기로
오그라드는 자연의 걸작품---
신이 주셨다는
시를 읽는다.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