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이 주체인 강원도민일보
비전과 기획력 가장 큰 무기
다니던 직장 잘 돼야 어깨 으쓱
함께 할 30년도 벌써 기대

▲ 함영이 독자위원
▲ 함영이 독자위원

창간멤버 독자위원.

창간 30주년을 맞아 디지털-강원특별자치시대의 비전을 선언하는 강원도민일보의 내 지점이다. 경계선이 어디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라는 것.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눈물, 고뇌, 감동, 연민을 쏟아 부었던 강원도민일보를 조금은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격증이 생겼다.

강원도민일보가 창간된 1992년은 첫 딸이 태어난 해다. 창간일은 결혼기념일 다음날인 11월26일.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창간 숫자다. 그래서일까? 강원도민일보는 내겐 큰 딸과 같은 존재다.

30년 전 “도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의기투합한 동료들은 고군분투했다. 급여도 없는 창간 준비 과정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임신한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 하는 고기를 사줄 수 없어 같이 울었다는 동료의 가슴 아픈 얘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산후조리와 육아를 핑계로 전장이 아닌 뒤안길에 있었던 내게도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창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직전 일터에서는 치일 것이 없는 자유의 몸이었다면 아이라는 짐을 지고 있는 상태가 됐다. ‘워킹맘’이라는 말이 생소했던 시절이었다. 원주에서 기자생활을 하며 딸은 강릉에 있는 친정에 맡겼다. 남편은 원주에서 서울을 오가며 학업을 이어갔다. 원주, 강릉, 서울을 어지럽게 찍고 다니는 이 험난한 과정은 둘째 딸, 셋째 아들까지 이어졌다. 육아 휴직도 받고 시어머님과 살림도 합쳤지만 쉽지는 않았다.

강원도민일보는 사원이 주체인 자율경영체제다. 지역신문이 걷기는 쉽지 않은 길이다. 일하는 엄마를 만난 큰 딸과 아이들도 자율적으로 커가야 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는 아이가 성취감이 크다. 내가 주주로 참여하는 회사의 사원들이 애사심이 클 수밖에 없다. 강원도민일보도 아이들도 그렇게 성장했을 터.

2000년 이후, 독자가 되어 바라본 도민일보의 가장 큰 무기는 비전과 기획력이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지방자치와 분권, 고향사랑 기부제 등 이슈들이 강원도민일보를 통해 터져 나왔고 하나씩 열매를 맺었다. 양구가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것도 도민일보를 통해 이슈가 됐고 자리매김됐다. 다니던 직장이 잘 돼야 어깨를 으쓱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큰 딸은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독립했다. 어느덧 그토록 찾기 힘들다는 직장의 허리가 되어가고 있다. 도민일보도 그렇다. 대한민국과 강원도의 튼튼한 허리가 되었다. 그 성장을 일정 거리에서 지켜본 창간멤버는 그저 뿌듯하다. 함께 한 30년만큼 함께 할 30년이 기대된다.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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