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숲에 아름다운 길이 보였습니다
그 길로 끌리어 들어갔습니다
길섶은 축축한 갈색 낙엽이 밟히었습니다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싱그런 초록의 들판엔 살진 까치와 청설모들이
개들도 주인과 같이 산책하는 평화로운 정경들
숲속은 조용하였습니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아름드리나무에 기대어
그의 숨결에 나의 숨결을 보태어 보았습니다
안온했습니다
모든걸 다 받아주는 넉넉함이
나를 꼬옥 품어주는 듯 했습니다
나뭇잎들 속살거림
새들 지저귐 속에
소우주 안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의 몸을 껴안아 보려했으나
겨우 삼분의 일밖에,
그런 그의 몸에 다시 기대어 숨을 깊이 들이마셔봅니다
더 깊이
무아의 세계로
오랫동안
김령숙
beatle@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