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희 작곡가 내일 작품발표회

“‘우수주’라는 지명을 처음 들었을 때, 우주의 물을 품고 있는 지구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안성희 (사진)는 현실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면서도 다양한 기술의 접목으로 미래 지향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작곡가다. 오는 2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열리는 작품발표회 ‘우수주III(Woo Soo JooIII)’ 또한 같은 맥락이다. 2018년 춘천의 옛 지명인 ‘우수주’를 주제로 발표회를 열어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플라스틱 사용의 증가에 따른 인류의 환경담론을 가상악기인 ‘버추얼 사운드’로 선보인다. 어쿠스틱 악기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내기 위해 채집과 샘플링, 제작 과정을 통해 현 시대에 맞는 소리의 성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우수주’ 작품은 지난해 예술영화 ‘DAL.HAEEYE’로 제작돼 월드필름카니발 환경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 작곡가의 정체성이 담긴 공연에서는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안녕∼ 고래야_레고야 안녕∼(Adios GOLE_LEGO Adios)’을 통해 멸종위기에 놓인 고래와 춘천 레고랜드에 담긴 중첩된 의미를 전달한다. 유진규는 곡 ‘플라스틱 왕국’을 통해서 무분별한 일회용품의 사용도 경고한다.

안성희 작곡가는 그가 가진 클래식적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공연마다 어쿠스틱 악기를 한 곡 이상 편성한다. 첼리스트 정승원이 연주하는 ‘복선의 나락 붉은 그림자’는 드넓은 우주 속 불안과 초조를 표현한 곡이다.

안형국·정연심·이희수 무용가로 구성된 ‘춤추다 추임’이 참여하는 ‘플래닛 얼쑤’는 다양한 민속적 기법으로 지구가 춤 추는 해원의식을 꺼낸다. 박기현 안무가가 안무를 맡아 미래 인류를 표현한 ‘제3의 인류’, 중국 출신의유장 작곡가가 겸허의 가치를 담아 만든 ‘무이(MOO無-II)’도 선보인다.

강원대 교수로도 활동중인 안 작곡가는 “현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여러 소리를 선보여야 한다는 사명감이 크다”며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가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고 나면, 이후 세상이 어떻게 될지 고민을 품은 작품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춘천 출신 안성희 작곡가는 강원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작곡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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