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펼쳐지는 ‘7번 캡틴’ 맞대결에서 손흥민(토트넘·춘천출신)이 호날두(포르투갈)를 꺾고 ‘벼랑 끝’ 벤투호를 구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대회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2연승을 기록한 포르투갈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고 한국은 가나(승점 3)에 이어 3위(승점 1)에 자리했다. 한국의 16강 진출 시나리오의 가장 큰 전제는 포르투갈전 승리다. 이후 우루과이와 가나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이 ‘벼랑 끝’에 있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자신이 롤 모델로 여기는 호날두와 만난다.

이 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두 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번, 프리시즌 대회인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 한 번 등 모두 4차례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A매치에서 만나는 건 처음인데 양 팀 주장으로서 자존심이 걸려있는 이날 경기에서 ‘정면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포르투갈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해 주전 선수대신 교체 선수 중심으로 3차전을 나설 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날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주력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도 있지만 G조 선두가 유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16강에서 만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력을 쏟아낼 가능성도 있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도 “우리는 아직 조 1위가 아니다.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며 “브라질과는 16강 말고 그다음에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검사를 받겠지만, 다음 경기(한국전)에서 선수 구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선수들은 다음 경기에서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고,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거로 믿는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또 대표팀과 포르투갈 모두 부상에 대한 변수도 있다. 포르투갈 매체 ‘코레리오 다 만하’는 30일 “산토스 감독이 한국전에 부상당한 선수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수비수 누노 멘데스(파리 생제르맹), 미드필더 오타비오(포르투), 미드필더 다닐루 페레이라(파리 생제르맹)가 3차전을 부상 복귀전으로 치르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레이라는 훈련 도중 갈비뼈 부상을 입었고 오타비오는 근육 부상, 멘데스는 우루과이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했다.

대표팀에서는 황희찬(울버햄프턴·춘천출신)의 첫 정상 훈련 소화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당한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이 더뎌 이번 대회 우루과이, 가나전에 모두 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9일 오후 포르투갈전을 대비한 훈련에서 황희찬은 스프린트 훈련을 통해 전력 질주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패스 게임, 미니 게임도 소화했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함께 몇 차례 슈팅을 때린 뒤 훈련을 끝냈다. 페레이라와 멘데스를 대신해 페페(포르투)와 하파엘 게헤이루(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각각 중앙 좌측 센터백과 좌측 풀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은 스피드 경쟁 또는 피지컬 경쟁에서 약점이 있다. 즉 벤투호에서 우측 윙어로 뛰는 황희찬이 이날 출전해 자신의 장점인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오른쪽 공격에서 힘을 실어준다면 포르투갈을 공략하는 핵심 선수가 될 수 있다. 심예섭 yess@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