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역전골이 터지기 직전 장면. 왼쪽은 위에서 포착한 순간으로 공 가장자리가 라인에 닿아 있다. 오른쪽 사진은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AP·로이터 연합뉴스
▲ 일본의 역전골이 터지기 직전 장면. 왼쪽은 위에서 포착한 순간으로 공 가장자리가 라인에 닿아 있다. 오른쪽 사진은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AP·로이터 연합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 가가 대표팀이 무적함대 스페인마저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비디오 판독(VAR)이 진출 팀을 사실상 결정할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3차전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는 VAR이 사실상 승패를 결정한 경기가 되면서 마지막 골을 두고 축구팬들 사이에 골이 터지기 직전 공의 인·아웃 여부를 두고 논란이 여전하다.

일본이 1-1로 맞선 후반 6분, 2-1을 만드는 득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

일본의 도안 리쓰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길게 보낸 공을 카오루 미토마가 가운데로 띄우고, 이를 다나카 아오가 밀어 넣어 역전골을 만들어낸 바로 그 순간이었다.

골망이 흔들리자 스페인 선수들은 일제히 양손을 치켜들며 이의를 제기했다. 미토마의 발끝에 닿았던 공이 골라인을 벗어났기 때문에 골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주심 역시 처음에는 아웃으로 판단했고 일본 선수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VAR이 진행됐고, 결국 공이 라인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일본의 득점이 인정됐다.

일본은 이 득점을 앞세워 2-1로 승리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 일본이 1-1로 맞선 후반 6분, 2-1을 만드는 득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로이터 연합뉴스
▲ 일본이 1-1로 맞선 후반 6분, 2-1을 만드는 득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로이터 연합뉴스

경기 종료 후 사진이나 느린 영상을 통해 맨눈으로 봤을 때는 공이 나간 것처럼 보이고, 선심도 공이 나갔다는 깃발을 들었지만, VAR을 통한 분석으로는 공이 라인에 닿아 있었다는 의미다.

축구 경기 규칙은 ‘지면 또는 공중에서 공 전체가 골라인이나 터치 라인을 완전히 넘었을 때’를 ‘아웃 오브 플레이’(Out of Play)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라인을 수직으로 연장했을 때 공의 일부가 닿아 있으면 인플레이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 일본의 미토마가 공을 걷어내던 순간을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공 일부가 골라인에 살짝 걸쳐져 있다. AP 연합뉴스
▲ 일본의 미토마가 공을 걷어내던 순간을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공 일부가 골라인에 살짝 걸쳐져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이 판정이 맞는 것인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각도에서 볼 때 공은 라인을 완전히 넘은 것처럼 보이지만 VAR은 다르게 봤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데일리 메일과 BBC 방송은 일본의 깜짝 승리를 인정하면서도 VAR 판독만큼은 ‘논란이 많다’(controversial)는 표현했다.

데일리 메일은 일본의 승리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의 한 격분한 팬이 이 장면을 두고 “몇 ㎜ 차이로 독일이 떨어졌다”고 촌평한 대목을 소개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게리 네빌은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내가 음모론을 믿는 것이 아니고, 이번 대회 VAR 관련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는 느낌을 개막전부터 받았다”며 “정확한 앵글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선심이 아웃을 뜻하는 깃발을 들었을 때 이의를 제기하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며 영상을 확인한 심판진이 볼을 아웃이 아닌 인으로 판독한 뚜렷한 증거는 아직 제공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2일 오전까지 총 44경기가 펼쳐졌고, 이 가운데 VAR을 통해 판정이 번복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두 경기에 한 번 정도 VAR로 판정이 바뀐 셈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번 대회에서 FIFA가 VAR을 통한 판정 번복 등에 대해 팬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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