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HAP PHOTO-4079> 포옹하는 손흥민-황희찬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황희찬이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패스를 해준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2022.12.3
    superdoo82@yna.co.kr/2022-12-03 03:14:17/<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포옹하는 손흥민-황희찬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황희찬이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패스를 해준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2022.12.3 superdoo82@yna.co.kr/2022-12-03 03:14:17/<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춘천 듀오’ 손흥민(토트넘)-황희찬(울버햄프턴)이 환상의 호흡을 보인 뒤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황희찬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역전 결승 골을 꽂아 넣었다.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TM)으로 선정돼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황희찬은 “경기 전에 (손)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 흥민이 형이 드리블할 때 나에게 공이 올 거라고 확신했다”며 “사실 경기장 들어갔을 때 살짝 (부상 부위가) 아픈 느낌이 있었다. 달릴 때 좀 멀다는 생각도 했다.

▲ 손흥민SNS 계정에 올라온 월드컵 16강 진출 후 기뻐하는 모습.사진=손흥민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 손흥민SNS 계정에 올라온 월드컵 16강 진출 후 기뻐하는 모습.사진=손흥민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그런데 흥민이 형이 수비수들을 끌어줬다. 나는 흥민이 형을 믿고 뛰어갔다. 그런데 형이 정말 딱 좋은 패스를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손흥민도 기자회견에서 “제게 공간이 조금 있었다면 어떻게 슈팅을 때려보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위험 지역에 가다 보니까 상대 선수 서너 명에 둘러싸였다”며 “그 순간 ‘여기구나’ 판단한 게 다리 사이였는데, 운이 좋게 그게 다리 사이로 들어갔고 희찬이가 마무리를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황희찬과 손흥민은 춘천시 후평동에서 태어난 고향 동문이다. 본지가 지난 6월 3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떠난 ‘춘천 황소’ 황희찬과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그는 “흥민이형도 저와 같은 후평동 출생이라는 사실을 듣고 정말 신기해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어 “흥민이형은 저에게 ‘거짓말 하지 말라’고 했는데, 형도 그만큼 놀라웠던 것 같다”며 “우연이면서도 신기한 인연인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 황희찬 SNS 계정에 올라온 월드컵 16강 진출 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황희찬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 황희찬 SNS 계정에 올라온 월드컵 16강 진출 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황희찬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지난 2월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울버햄튼이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경기를 치른 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의 토트넘 전용 게시판에 손흥민과 황희찬이 통로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은 슬리퍼를 신은 채, 무릎을 끌어안고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황희찬은 양반다리를 하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손흥민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게시물엔 즉각 1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추측하는 장난스런 댓글들 사이에서 “결국 손흥민과 황희찬도 스물 몇 살, 어린 청년일 뿐”이라는 대댓글이 달리는 등 일부 팬들은 “왠지 가슴이 짠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 지난 2월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 후 손흥민과 황희찬이 터널에서 만났다. 사진=레딧 캡처
▲ 지난 2월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 후 손흥민과 황희찬이 터널에서 만났다. 사진=레딧 캡처

당시 손흥민은 낮은 골 결정력으로 팀이 리그 랭킹은 8위로 내려앉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황희찬의 부재 속에서 ‘캡틴’이라는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1, 2차전을 치렀다. 하지만 3차전 황희찬이 투입되면서 손흥민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극적인 결승 골을 터뜨렸고 한국은 이 골로 우루과이를 다득점에서 앞서며 조 2위로 16강 티켓을 획득했다. 이날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손흥민은 경기 후 기뻐하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뒤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고 여러분들은 우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사랑합니다”라는 감동적인 글을 남겼다. 이어 황희찬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며 라커룸에서 다 함께 활짝 웃는 선수들의 사진을 소개했다. 황희찬과 손흥민이 12년 만의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하며 ‘알라이얀의 기적’을 일군 가운데 원정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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