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오후 강릉시 옥계면 한라시멘트 정문에서 비조합원 BCT 차량이 출하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이 차를 잠시 멈춰세우고 안전운임제 관련 홍보활동을 하자 경찰들이 마찰에 대비해 운전자를 호위하고 있다.
▲ 지난 2일 오후 강릉시 옥계면 한라시멘트 정문에서 비조합원 BCT 차량이 출하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이 차를 잠시 멈춰세우고 안전운임제 관련 홍보활동을 하자 경찰들이 마찰에 대비해 운전자를 호위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11일째 이어지면서 물류대란으로 인한 국가 경제피해와 국민의 생활불편이 초래될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노·정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강경 자세를 버리고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부터 시멘트 수송 BCT 화물 차주 791명에게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서 발송과 현장 점검이 실시되고, 경찰이 출하방해에 강력 대응하면서 일부 비조합원과 다른 용도의 차량을 이용한 출하가 일부 이뤄지고 있으나 물류 정상화에는 어림도 없는 물량이다.

▲ 강릉시 옥계면 오일뱅크 옥계물류센터와 S오일 옥계출하소 정문앞 7번국도변에 파업을 홍보하는 현수막과 깃발들이 게시돼 있다.
▲ 강릉시 옥계면 오일뱅크 옥계물류센터와 S오일 옥계출하소 정문앞 7번국도변에 파업을 홍보하는 현수막과 깃발들이 게시돼 있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검토 등 강경대응 움직임과 경찰의 현장 단속 으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정유회사 소유 또는 개인 주유소 소형 유조차들이 일부 출하를 시도하고 있으나 석유화학제품 평시 출하량의 21% 수준밖에 안 돼 이대로 가면 ‘정유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따르면 3일 기준 전국 재고소진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74곳이다. 전날에 비해 14곳, 지난 1일 보다는 41곳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1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15곳, 강원 10곳, 충남 9곳, 충북 3곳, 인천 3곳, 대전 2곳, 세종 1곳이다. 휘발유가 품절된 곳은 57곳, 경유가 소진된 곳은 10곳, 두 종류 다 떨어진 곳은 7곳이다.

▲ 4일 강릉시 옥계면 오일뱅크 옥계물류센터와 ·S오일 옥계출하소 정문 옆 7번국도변에서 조합원들이 오일탱크로리 차량 5대를 도열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4일 강릉시 옥계면 오일뱅크 옥계물류센터와 ·S오일 옥계출하소 정문 옆 7번국도변에서 조합원들이 오일탱크로리 차량 5대를 도열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628개 주유소증 10곳이외에 아직 재고가 남아있어 품절로 판매를 중단한 주유소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화물연대 오일탱크로리지부 강원분회 소속 유류운송차량 기사들이 파업 출정식을 갖고 정문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영동지사가 있는 강원 동해시 경우 공급중단이 지속된다면 현재 재고수준으로 봤을때 앞으로 4일후엔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동해시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망하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영동지사에는 파업전 오일탱크로리가 하루 100여회 정도 정유제품을 출하했으나 파업후 모든 출하가 중단됐다가 지난 1일부터 주유소 개인 소형 유조차를 중심으로 하루 20여회 유류제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 2일 동해시 북평공단 내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영동지사에서 조합원들이 오일탱크로리 10여대를 갓길에 도열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 주유소 소형 유조차량 한 대가 정유제품을 싣고 송유관공사 정문을 빠져나와 조합원들 차량을 지나가고 있다.
▲ 2일 동해시 북평공단 내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영동지사에서 조합원들이 오일탱크로리 10여대를 갓길에 도열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 주유소 소형 유조차량 한 대가 정유제품을 싣고 송유관공사 정문을 빠져나와 조합원들 차량을 지나가고 있다.

정유업계의 경우 현재 도내에서는 동해 대한송유관공사(SK저유소)를 비롯, 강릉 오일뱅크 옥계물류센터와 S오일 옥계출하소 등 3곳의 정문에서 30여명의 조합원들이 운송을 중단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멘트와 레미콘 공급이 중단된 건설·건축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현재 주택건설현장 287곳에서 콘크리트 공정이 멈춰 있다. 이번주 중 156곳의 추가 공사 중단이 예상된다.

▲ 지난 2일 한 화물연대 조합원(BCT 운송 화물차주)에게 국토교통부로부터 SMS(단문메시지서비스)로 발송돼 온 업무개시명령서 모습.
▲ 지난 2일 한 화물연대 조합원(BCT 운송 화물차주)에게 국토교통부로부터 SMS(단문메시지서비스)로 발송돼 온 업무개시명령서 모습.

2일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도내 132개 레미콘 공장중 106곳(80%)이 가동을 중단, 전날 109곳보다 3곳이 줄었다.

지난 1일부터 동해 쌍용C&E(1일 30여 750여t 출하), 강릉 한라시멘트(1일 20여 500여t 출하), 삼척 삼표시멘트(1일 20여회 500여t 출하) 등 동해안 시멘트 3사에서 170여t 정도의 시멘트가 레미콘 업체들에 공급되고 있으나, 파업전 BCT차량에 의한 하루 육상 출고량 1만8000t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현재 춘천 2곳, 원주 7곳, 홍천 2곳, 철원 2곳, 인제 1곳, 평창 1곳 등 15곳에 시멘트가 입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2일 현재 동해시 효가동 산1번지 ‘동해 자이’ 아파트공사 현장에 레미콘이 공급되지 않아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
▲ 지난 2일 현재 동해시 효가동 산1번지 ‘동해 자이’ 아파트공사 현장에 레미콘이 공급되지 않아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후 강원도내에서는 화천 지방도 460호 급경사지 붕괴위험 정비사업 등 관공서가 발주한 7개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시멘트 회사인 쌍용C&E가 있는 강원 동해시의 경우 효가동 산1번지 ‘동해 자이’ 아파트와 동회동 260-9번지 ‘동해 프라우드 스위첸’ 아파트건립 공사장의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멈춰서, 공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내에서는 동해 쌍용C&E, 삼척 삼표시멘트, 강릉 한라시멘트, 영월 한일현대시멘트·쌍용C&E 등 5곳에서 50여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해항 물류의 경우 시멘트가 컨베이어시스템으로 공장에서 곧바로 항만 사일로에 보관되는 구조인데다, 화장품 등 국내 생산 수출품 등을 싣는 컨테이너 화물과 동해항 최대 수출품인 중고자동차 운송차량들이 화물연대 조합원이 아니거나 개인 차량들이어서 현재까진 파업영향이 미미한 편이다.

▲ 지난 2일 현재 동해시 동회동 260-9번지 ‘동해 프라우드 스위첸’ 아파트 건립현장의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멈춰, 공기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 지난 2일 현재 동해시 동회동 260-9번지 ‘동해 프라우드 스위첸’ 아파트 건립현장의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멈춰, 공기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동해항에서 오는 6일 블라디보스톡항으로 출항하는 두원상선의 이스턴드림호에 실린 컨테이너 12TEIU 중 1TEIU가 파업 여파로 지연도착한다는 연락을 받는 등 일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해상으로 운송되는 시멘트의 경우도 입항하는 항만에서 레미콘 업체에 운송이 되지 않기 때문에 출·입항만에 설치된 사일로에 재고가 쌓여가면서 더 이상 공간이 줄어들면 생산설비의 가동 중단은 시간문제이다.

김대한 화물연대 강원지역본부장은 “정부·여당은 지난 6월 총파업에서 안전운임제 지속추진과 확대논의를 합의해놓고도 5개월이 지나도록 아무일도 하지 않다가 노골적으로 화주와 자본을 옹호하며, 화물연대 투쟁을 정치파업으로 몰아 불법파업·법적책임을 운운하며 화물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안전운임제 개악시도 중단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국민과 화물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운임제의 차종·품목을 확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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