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조별리그 최종 3차전
황희찬 첫 출전 후반 조커 역할
손, 다리사이 패스-황, 슈팅 환상

‘춘천듀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함께 만들어낸 ‘알라이얀의 기적’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3일 열린 포르투갈과의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도움에 이은 황희찬의 역전 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황희찬은 이번 월드컵 대회 기간 내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에 힘을 기울이다가 포르투갈전에서 첫 출전 했다. 손흥민도 지난달 초 안와골절 수술에 따른 여파로 조별리그 내내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날 이들의 ‘한 방’이 터질 수 있었던 것은 손흥민-이재성이 자리를 바꾼 것부터 시작됐다.

포르투갈전 후반 20분 이재성 대신 황희찬이 들어오면서 ‘후반 조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황희찬은 스피드와 힘을 겸비한 드리블로 포르투갈 왼쪽 진영을 휘저었다. 결국 ‘한 방’은 이 두개의 조건이 합쳐진 상황에서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에서 수비 하던 손흥민은 포르투갈의 코너킥 이후 흘러나온 공을 잡고 70m 단독 드리블 돌파를 했다. 당시 손흥민을 직접적으로 마크한 건 3명이었지만 어시스트 직전에는 7명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 순간 손흥민은 상대 선수 다리 사이의 공간을 보고 황희찬에게 킬패스를 했다. 황희찬은 이 패스를 받기 위해 손흥민보다 10m먼 무려 80m를 달렸다. 포르투갈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가 황희찬보다 살짝 앞서서 함께 달렸지만 그의 관심사는 황희찬이 아닌 손흥민의 슈팅이었고 황희찬은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고 빈 곳을 정확히 침투해 골문 구석으로 공을 차 넣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제게 공간이 조금 있었다면 어떻게 슈팅을 때려보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위험 지역에 가다 보니까 상대 선수 서너 명에 둘러싸였다”며 “그 순간 ‘여기구나’ 판단한 게 다리 사이였는데, 운이 좋게 그게 다리 사이로 들어갔고 희찬이가 마무리를 잘 해줬다”고 말했다. 심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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