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발달지원센터 운영위원

▲ 김경희 한국장애인부모회 강원도지회 부회장·
▲ 김경희 한국장애인부모회 강원도지회 부회장·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의 12월이다. 12월 말 즈음이면 강릉 오성학교 전공과 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게 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이후의 삶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질 수 있을까? 내 딸 단비의 전공과 졸업식 때 단비 또래의 학생 어머니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망망대해에 있는 배에 홀로 떠 있는 기분”이라고. 또 전 세계 베스트셀러 ‘시크릿’의 실제 주인공인 밥 프록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원하는 것이 있어도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강릉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사업 일환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가족 가정에 방문을 하여 상담도 해 왔다. 이러한 사례관리 활동을 하며 그 댁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면 복지정책과 지원체계를 잘 몰라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들이 참 많았다. 그분들의 삶이 조금 윤택해지기 위해 노력을 했고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조금 더 나아진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며 내 스스로도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몇년 전 강릉에 공립단설유치원과 중학교에 특수학급 설치 및 설립을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다. 영유아기 때 특수교육과 더불어 통합교육을 해야만 졸업 후 지역사회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특수교육의 주목적은 자립이다. 교육기본법 제2조와 장애인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장애유아들을 위한 쾌적한 환경개선과 더불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그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영유아기 때부터 조기 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회성이 낮아지고 특히 개별화 교육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밀 학급일 때에는 특수교육 전문가가 아이 한명 한명에 대한 질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방학 중 예산상의 이유로 돌봄교사도 배치하지 않고 유치원에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할 때 생애주기별 질 좋은서비스와 조기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영유아 시기 교육의 질 향상은 떨어진다. 한 학생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취업이나 사회적 통합이 아직까지도 많이 어렵다. 이 점을 30여년간 장애인부모 활동가로 살아오며 현장에서 절감해 온 나로서는 답답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얼마 전 강원도 어느 지역청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육 전공자께서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10년이 흐른 후 나는 결혼하여 자녀를 낳고 윤택하고 행복한데 전공과를 졸업한 나의 제자들은 10년 전이나 10년 후나 달라진 것은 없더라” 고…. 이처럼 당신이 교육하며 가르쳤던 제자를 참 안타까워하는 강원도 특수교육 전공 선생님이 많이 계신다면 지역의 특수교육은 분명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와 더불어 국가와 강원도, 도내 18개 시·군의 발달장애인 복지정책도 분명 발전할 것이라 기대해본다.김경희 한국장애인부모회 강원도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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