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국 사람들은 성질이 사납고 거칠었다. 응집력이 강하고 섬과 바다의 지형·지세에 밝았다. 독립적인 부족 형태로 바다를 터전으로 생활하고 있어 무력으로 이들을 굴복시키기가 어려웠다. 높은 파도와 변화무쌍한 날씨는 섬에 접근하는 것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우산국을 정복하기 위해선 비상한 군사 전략이 필요했다. 신라의 군인과 백성들은 나무를 깎기 시작했다. 큰 나무들이 사자의 모양을 갖춰나갔다. 용맹스러운 눈과 갈퀴는 두려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배에 실린 나무 사자들은 섬으로 떠났다. 해안에 도착한 장군은 부족에게 명했다. 항복하지 않으면 사자를 풀어 모두 죽게 하겠다고. 결국 섬사람들로부터 매년 신라에 조공을 바치기로 약속했다.

흡사 신화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지금의 울릉도와 독도인 ‘우산국’이 신라 영토에 편입한 역사의 한 페이지다.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때의 일이다. 실직주(삼척·울진)에 이어 하슬라주(현재의 강릉)의 군주였던 이사부가 계교로써 이들을 복속시킨 것이다. 이 역사는 독도가 우리나라의 영토라는 사실을 명명백백히 증명하고 있다. 이후 이사부는 진흥왕 2년(541년)에는 신라의 관직 중 2번째 등급인 이찬이 되었고, 이후 국사 편찬의 필요성을 왕에게 진언해 거칠부로 하여금 ‘국사(國史)’를 편찬하도록 했다.

이사부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독도의 영유권을 역사적으로 재확인하는 행사가 삼척에서 열린다. ‘삼척 동해왕 이사부 축제’는 오늘부터 사흘 동안 삼척항 이사부 광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개막식 축하공연과 전시·체험 행사를 비롯해 각종 대회와 공개방송, 지역단체 공연, 이사부 가요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동해를 배경으로 열리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서막을 장식한다.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이사부 예술단’ 공연은 시민·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사부 축제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행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면면히 이어진 역사의 현장에서, 과거를 기억하는 지역문화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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