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민주재단 도민주화운동사 정리
240여명 참여 탄광·농민·학교 망라

▲ 1980년 5월 강원대학교 학생들의 춘천 명동 가두시위 모습.
▲ 1980년 5월 강원대학교 학생들의 춘천 명동 가두시위 모습.
강원도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정리한 ‘강원도민주화운동사’가 나왔다. 1960년 4·19혁명부터 1990년대 초까지 강원도 전역에서 전개된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포괄적 서술이 담겨있다. 강원민주재단 기록사업위원회가 엮은 이번 책은 2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구술 채록을 바탕으로 연인원 240여명이 참여해 강원도의 민주화 운동사를 적극 조명했다. 구술 채록자만 해도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권오덕 춘천시민연대 공동대표, 성희직 광부 시인, 남귀우 춘천 의병마을 사무국장 등 120명에 달한다.

책은 천주교 원주교구의 부정부패 추방운동과 민청학련 사건, 사북항쟁, 전교조 결성 투쟁, 우루과이 라운드 반대 농민운동 등을 강원도의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사례로 꼽는다.

강원도의 민주화 운동에는 대학 청년들의 역할이 컸다. 1965년 정성헌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중심으로 조직된 학생 서클 ‘거멀못’은 교련 반대투쟁을 주도하는 등 춘천지역 학생운동의 효시로 불린다. 강원대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거리운동을 벌이며 비상계엄 철폐를 요구했다. 그해 5월 16일 학생 600여명이 팔호광장에서 민주화 대행진을 가졌고 이는 1988년 춘천지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발대식으로 이어졌다. 1989년 한림대 학생들은 부정입학, 등록금 인상, 총장 직선 등의 문제로 53일간의 점거농성에 들어갔고, 상지대도 ‘사학비리 척결’이라는 구호 아래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시위가 지속됐다.

강릉에서는 1986년 문화운동그룹 ‘새벽들’이 조직됐으며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 구타치사 사건으로 강릉대·관동대·영동전문대의 연합 가두시위가 벌어졌다. 원주 대성고는 1965년 4월 2일 고등학교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나섰다.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은 “지역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소외되고 사장되는 상황 속에서 이번 책 발간은 강원도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출판기념회는 9일 오후 5시 춘천 세종호텔에서 열린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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