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주현 정선주재 국장
▲ 유주현 정선주재 국장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계묘년 새해를 맞아 본격 운행에 들어갔다. 정선군은 새해 첫날 가리왕산 정상에서 기관단체장과 지역주민 등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해맞이 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이날 해맞이 축제에 참가한 군민들은 가리왕산에 대한민국 최초의 산림형 올림픽 국가정원 조성을 염원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하며 지역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영원히 운행되길 기원했다. 그동안 군민들은 정선읍 공설운동장에서 해맞이 행사를 가졌는데, 올해 처음으로 지역의 대표성을 상징하는 가리왕산 정상에서 맞은 새해의 그 기쁨은 배가되고도 남음이 있다. 가리왕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그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이는 곧 지역사랑이라는 커다란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자는 ‘아름드리 나무도 지극히 작은 것에서 났으며 구층의 망루도 흙을 쌓는 것에서 시작되었고, 천리 길은 첫걸음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어떤 성공이든 작은 것에서 시작해 차츰 쌓여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이는 또한 성공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18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가 열렸던 가리왕산 하봉 정상까지 운행됐던 케이블카가 운행되기까지의 그 4년간의 기나긴 여정이 노자의 말뜻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케이블카는 2018동계올림픽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지역주민들의 간절함이 묻어있다. 정부는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에 설치된 곤돌라 시설을 철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가리왕산 알파인스키 경기장 원상복원 반대 투쟁위원회는 3년 여에 걸친 현장 봉쇄와 경기장 농성 등을 통해 지난 2021년 6월 가리왕산 복원협의회의 결정을 정부가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케이블카 시설을 2024년 말까지 3년간 한시 운영한 후 상황 추이를 지켜본 후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이끌어 냈다.

정선군이 올해 케이블카를 활용한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 지정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다. 올림픽 국가정원 유치는 올림픽 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활용과 생태자원의 생산적 복원을 통해 차별화된 지역균형발전의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정원 제1호는 전남 순천만, 제2호는 울산시 태화강이다. 모두 해양형 국가정원이다. 산림청의 수목원·정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의 권역별 조성 규정과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호남권과 영남권에 이미 국가정원이 조성된 만큼 중부권에 국가정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림전문가인 허경태 전 산림청 산림보호국장도 올림픽 국가정원을 조성한다면 친환경적 의의와 함께 가리왕산 생태복원 과정에 있어서 유지 관리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군은 도민 중심으로 올림픽 국가정원 강원도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스포츠 전문가 등으로 스포츠인 추진위원회를 구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올림픽아카데미(AOA) 설립을 올림픽 국가정원을 통해 추진키로 하는 등 국가정원을 유치하려는 타 지자체보다 앞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철규 국회의원은 가리왕산 정상서 열린 신년 해맞이 축제에 참석해 올해 가리왕산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방안 연구 용역비로 국비 10억 원을 확보했다며 국가정원 조성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군은 이달 중으로 테마 정원 조성과 강원도 신성장동력 사업 추진, 친환경적인 생태복원을 통한 환경훼손 최소화 등의 내용이 담긴 ‘올림픽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무리한다. 가리왕산을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아 케이블카와 함께 가리왕산을 국민의 힐링 명소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천리 길은 첫 걸음부터 시작되듯,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 지정의 첫 시발점은 케이블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중부권역에 대한민국 최초의 산림형 올림픽 국가정원이 지정될 수 있도록 군민 모두의 지혜와 단합이 요구되는 계묘년 새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유주현 정선주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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