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틀기 무서워”…2분기 추가 인상설도

▲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 급등과 38.4%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난방비 요금 폭탄이 이뤄진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주택 벽에 가스 계량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 급등과 38.4%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난방비 요금 폭탄이 이뤄진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주택 벽에 가스 계량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서민들은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도 마음껏 특지 못한채 추위를 버티고 있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전국 아파트 단지마다 급등한 난방 요금을 담은 관리비 고지서를 접하면서 난방비 폭탄이 ‘핫 이슈’로 부각됐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1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 보고 2배 가까이 오른 난방비에 깜짝 놀랐다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세대 난방비 외에도 공동난방비, 공동전기요금도 같이 오르면서 전체 부과금액이 크게 늘어났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32평 아파트인데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실내온도를 23도로 맞춰 놓고 생활했는데도 지역난방 요금이 20만 원이 넘게 나왔다”는 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또 “지난해엔 난방비만 11만 원 정도였는데 이번에 12월분 난방비가 21만 원이 나왔다. 여태 이처럼 많이 나온 적이 없었다”고면서 “다들 고지서 받고 난리났다”는 글이 올랐다.

일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주민들의 문의와 항의 전화가 빗발치자 난방비 급등에 대한 설명을 겸한 사과 방송을 할 정도다.

춘천 퇴계동에 거주 중인 주부 진 모(50대) 씨는 “가스비 고지서를 보고 지난달 요금을 내지 않아 두달 분이 한꺼번에 나왔나 하고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올라 너무 놀랐다. 아파트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다”면서 “24일부터 최강 한파가 몰아치는데 공공요금까지 이렇게 오르면 어떻게 버티라는 말인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서울 한 주택가의 전력량계. 연합뉴스
▲ 서울 한 주택가의 전력량계. 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난방비 인상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원가 이하의 가스요금 때문에 미수금이 가파르게 쌓이면서 가스요금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도 공기업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스요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 업계에 따르면 가스요금은 지난해 네 차례 인상됐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1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원 69전을 기록 중이다.

중앙난방이나 개별난방은 도시가스를 쓰기 때문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 요금을 책정하고 각 시·도가 공급 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요금은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해 조정한다.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Mcal당 열 사용요금이 2022년 4월 66.98원에서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인상된 요금에 대해 체감을 하지 못하다가 12월 들어 난방을 틀기 시작하면서 이 요금이 1월 관리비 고지서에 부과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 동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도시가스요금은 1년 전에 비해 36.2%, 지역난방비는 34.0%가 올랐다. 전기요금 인상률(18.6%)을 뛰어넘는다.

난방비가 급등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에너지 공급 부족에다 코로나 사태 이후 수요 폭증 등의 이유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2분기부터 가스요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말 올 1분기 가스요금 동결 방침을 밝히며 “난방비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감안해 올 1분기에는 요금을 동결하고 2분기 이후 요금 인상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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