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텃새화 도내 2만마리 서식
상위 포식자 없어 개체수 급증
지역 내수면 어민 어획량 급감
보호법상 포획 금지 대상 발동동

▲ 청정 수질과 풍부한 어족자원으로 민물 강낚시의 명소로 꼽히는 평창강 일대에 최근 가마우지 개체수가 급증하며 어족자원이 고갈돼 낚시꾼이 사라지고 있다.평창강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가마우지떼.신현태 2021-07-24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청정 수질과 풍부한 어족자원으로 민물 강낚시의 명소로 꼽히는 평창강 일대에 최근 가마우지 개체수가 급증하며 어족자원이 고갈돼 낚시꾼이 사라지고 있다.평창강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가마우지떼.신현태 2021-07-24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천연기념물의 역습이다. 야생동물 보호조치나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던 동물의 개체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물가마우지다. 민물가마우지는 현재 야생생물 보호법 상 포획 금지 대상이지만 철새였던 민물 가마우지가 텃새화돼 정착하면서 어민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가 지난해 강원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도내 9개 시군, 43개 지역에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고 있으며 주로 2~7월 관찰되는 걸로 확인됐다. 현재 약 2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홍천강 전역만 1만2000마리, 소양강 하류·청평호·횡성호·평창강·파로호 등에도 500~1000마리, 원주 섬강 및 남한강 일원에는 1200마리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춘천 서면 저수지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이 나타났다. 2022-12-28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춘천 서면 저수지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이 나타났다. 2022-12-28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수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수달의 경우 2005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으나 상위 포식자가 없는 탓에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영월 송어양식장에서는 수달이 송어를 잡아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해 폐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환경부는 오는 2027년 열릴 예정인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포유류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수달의 멸종위기종 등급을 2급으로 하향할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민물가마우지나 수달의 개체 수 급증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지역 내 내수면 어민들이다. 지역의 내수면 어민들은 어획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 토종어류의 멸종 위기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주시 섬강 유역에서 내수면 어업을 하고 있는 한진규 전국내수면어로어업연합회장은 “현재 섬강 유역에서 내수면 어업을 하고 있는 어민이 17명 정도 되는데 평균 1년에 12t 정도 어획량이 나왔지만 지금은 1t도 못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특히 토종 육식어종이 민물가마우지와 수달 탓에 거의 멸종되면서 먹이사슬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어민들의 소득도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희만 춘천 소양호 어촌계장도 “민물가마우지는 망에 들어 있는 물고기를 먹기 위해 그물을 찢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매우 크고 수달은 또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정호 kimj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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