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쌀값 문제 올해 어떻게 하나
지난해 수요 대비 15만t 과잉생산
소비 감소세 벼 재배지 축소 계획
타 작물 재배 확대 등 대책 불구
쌀 농가 작물 전환율 낮을 것 예상
토토미 원주빵 대량생산·원소주 등
농림부 가공식품 등 대체소비 주목

본격적인 봄 영농철을 앞두고 정부가 쌀값 안정에 나서면서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쌀값 안정화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지난해의 경우 쌀 과잉 생산으로 산지 쌀값이 연초 20㎏ 5만889원에서 9월 말 4만393원으로 폭락했다. 이에 정부는 45만t을 시장에서 격리해 지난해 10월초 산지 쌀값을 4만6994원으로 올리는 등 쌀값 하락을 방어했다. 이런 과정에서 강원도내 농가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이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쌀값대책에 따른 강원경제 현안을 살펴본다.

■ 쌀 생산량 줄여 가격안정화… 시도별 노력불구 면적 줄이기 난항

정부는 올해 벼 재배면적을 3만7000㏊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전국 쌀 생산량은 376만t, 신곡 수요량은 361만t으로 15만t이 과잉 생산됐다. 쌀값 안정을 위해 소비 감소 추세를 고려,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쌀 적정생산 대책’을 보면 올해 적정 벼 재배면적을 69만㏊로 지난해(72만7000㏊)보다 3만7000㏊를 줄여야한다. 농림부는 새로 도입된 전략작물직불제를 활용해 벼 재배면적을 1만600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략작물직불제는 논에 밀, 논콩, 가루쌀 등 전략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올해 도입됐다. 또 지자체와 농가가 맺는 벼 재배면적 감축 협약 등으로 1만40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농지은행 신규 비축농지에 타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벼 재배면적을 2000㏊ 줄일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벼 재배면적을 올해 목표치만큼 줄일 경우 수확기 산지 쌀값은 약 5% 상승하고 격리 비용은 4400억원 정도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고품질 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다수확 품종 재배를 축소한다. 다수확 품종에 대한 공공비축 매입을 내년부터 제한하고 정부 보급종 공급은 2025년부터 중단한다.

강원농협에 따르면 올해 강원지역 감축 목표 면적은 1715㏊다. 강원농협은 본격적인 영농 시작 전 현장간담회와 영농교육 등을 통한 농업인 참여 유도와 농가별 감축의향 면적을 사전조사 하고 지자체와 적극 협력해 대농가 정부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전북도 쌀 과잉생산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벼 재배면적인 11만3775㏊의 5.1%인 5777㏊를 논콩, 가루쌀, 조사료 등 다른 작물로 전환한다.

다만 쌀 농가들의 타 작물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지역이 지난 1월 도내 선도농가를 통해 조사한 벼 재배의향 면적은 7만3122㏊로 파악됐다. 지난해 벼 재배면적 7만3648㏊와 비교하면 불과 526㏊(0.7%) 적은 수준이다. 강원지역과 함께 쌀값이 높은지역인 경기도에서 재배의향 면적대로 실제 벼 재배가 이뤄질 경우 쌀 적정 생산과 쌀값 안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내 농업계에서는 특히 정부가 제시한 전략작물은 중부지역에서는 재배 여건이 맞지 않는데다 소득대체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작물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강원지역 쌀 소매가 평년대비 낮은 수준 유지… 가공식품 등 대체소비 늘려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쌀 소비가격을 보면 지난 17일 기준 춘천 전통시장에서는 20㎏에 5만4000원, 대형마트는 4만5900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가격(평년)인 5만7500원, 5만2633원 대비 6.1%, 12.8%씩 낮은 수준이다.

식량작물 특성상 정부 정책에 따라 큰변동은 없는 상황이지만 평년수준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도내 농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특히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양곡소비량을 보면 지난해 1가구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10년전인 2013년(67.2㎏)보다 10㎏ 이상 줄었다.

해마다 줄어드는 쌀 소비량 감소에 농림부는 가공식품 등 대체 소비에 주목하고 있다. 강원지역의 경우 원주시농업기술센터가 최근 특산자원 융복합 원주빵 생산 사업장과 고품질 베이커리용 과일 가공 사업장 간 업무협약을 체결, 토토미원주빵의 대량 생산 등을 추진해 쌀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다.

또 토토미를 발효시켜 만든 원스프리츠의 원소주의 경우 전국 GS25 편의점 전체 상품 중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에 원스프리츠는 원주에 공장 신설을 계획, 월 150만 병 이상 생산을 계획중이다. 계획량만큼 소주가 생산될 경우 원주쌀은 연간 1만t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횡성의 국순당도 ‘햅쌀로 빚은 첫술’ 막걸리 등 지역 쌀을 활용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는 등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쌀 소비촉진도 기대되고 있다. 춘천, 홍천, 철원 등 도내 쌀 생산 주요 지자체에서는 쌀 뿐만 아니라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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