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있지만 돈도 없고 방법도 몰라서..." 디지털 경제시대의 총아인 IT(정보기술) 붐이 열풍처럼 재계에 불어닥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펜티엄급 PC나 홈페이지는 하나쯤 갖고 있지만 실제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자상거래나 ERP(전사적자원관리)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대기업 만큼 자금사정도 넉넉지 않을 뿐더러 중소기업인들의 마인드가 시대의 흐름을 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중소기업의 정보화 추진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본다.

◇ 중소기업 IT화 실태 = 인프라는 양호한 편이다. 산자부와 중기청이 지난해 3월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펜티엄급 PC를 보유한 업체는 전체의 82.

8%를 차지했고 `1인 1PC'를 실현한 업체도 25.1%에 달했다. 또 60%가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용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 접속방식은초고속통신망(24.9%)이 아닌 전화모뎀 방식(42.4%)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활용목적도 ▲정보검색 44% ▲전자메일 25% ▲제품홍보 20%로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있다. 홈페이지 역시 홍보용이 84.2%에 달했다. 정보화 전담부서를 두거나 매출액의1% 이상을 정보화에 투자한다는 업체는 14%에 불과했다.

또 사내(社內)정보화의 기초인 사무자동화를 이룬 기업은 5개 업체중 한개 꼴인 20.3%에 그쳤고 그밖에 ▲회계관리 23.5% ▲자재관리 15.2% ▲생산관리 14.1%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매비용 절감과 판로확대의 주요수단인 ERP 구축기업은 5%, 전자상거래 실시기업은 3.4%로 저조했다. 그나마 전자상거래를 실시하는 업체들 대다수가 인터넷 쇼핑몰 등 B2C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경쟁력 강화와 연결되는 B2B 실시업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물론 이는 정보인프라가 구축된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전경련과 중기협이 대기업 98개와 중소기업 128개를 대상으로조사한 결과 B2B를 통해 구매활동을 벌이는 기업은 1.8%, B2B를 통해 판매활동을 벌이는 기업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원인과 대책 = 자금력 부족이 IT화를 가로막는 최대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전경련 등이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도입비용 과다가 34%로 수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전문인력 부족(33%), 정보화지식 부족(30%), 유지관리부담(16%), 효과의문(5.4%) 순이었다. 전자상거래의 전단계인 ERP 구축비용이 시가대로라면 적게는 5천만원, 많게는 2억원이 소요돼 가뜩이나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IT에 밝은 전문인력이 태부족인데다 IT화가 과연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질지 중소기업 경영인으로서는 확신이 서지않는 눈치다. 여기에 정보화 투자에 따른 세금증가를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IT화가 가져올 수있는 이점을 적극적으로 홍보,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IT화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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