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폭설 알고보니 효자였네요”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 때문에 농산물 등 각종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영동지역의 가뭄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지역은 모내기를 해야 할 논 3천920㏊ 가운데 천수답 3㏊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재 모내기를 마친 상태. 또 밭작물의 경우도 생육부진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심각한 고사현상은 아직 초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상이나 수리 전문가들은 가뭄 피해가 덜한 원인을 지난 겨울 폭설에서 찾고 있다.

강릉은 농번기인 지난 3∼5월 사이 강수량이 69.8㎜에 불과해 30년 평균 234.1㎜의 29% 밖에 안되는 가뭄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지만, 지난 겨울 대관령 일대를 덮쳤던 유난히 많은 폭설이 가뭄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관령을 기준으로 지난 겨울 내린 눈의 최종 적설량은 1m65㎝에 달해 지난 99년∼2000년 사이 겨울 40㎝보다 무려 4배가 많았다.

산간에 쌓여 있던 이 눈이 해빙기에 풀리면서 저수지 등으로 흘러들어 강릉시 상수원이면서 가장 중요한 농업용수 공급원인 성산면 오봉댐의 경우는 지난 3월 100% 물을 채운 상태에서 농번기를 맞았다. 현재 저수율은 62.7%.

눈이 적었던 지난해 3월에는 저수율 70% 상태에서 봄을 맞아 6월초에는 저수율이 40%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여유가 있다.

농업기반공사 강릉지부 관계자는 “폭설 때문에 도로가 막히고 수많은 사람이 대관령에서 고립되기도 했지만, 그 폭설이 없었다면 지금 강릉의 가뭄피해도 심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江陵/崔東烈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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