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적

 최규하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일각의 주장에는 그의 만주국 '대동학원' 학력을 의심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최 전 대통령은 일본 도쿄고등사범학교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다시 만주 대동학원 정치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당시 만주국 대동학원 졸업장은 만주국 정부의 고급관리 임명장이나 마찬가지여서 1930∼40년대 아시아 각국의 수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규하 전 대통령은 이 학교를 다녔을 뿐 관리로 임명된 기록은 없다.
 일본의 대륙침략 정책과 연결된 대동학원을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관리로 임용될 수 있는 특권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히려 최 전 대통령이 대통령 하야 후에 현재 우리 역사에서 송두리째 사라진 '상고사'를 집중 연구하며 민족사관 확립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민족사바로찾기연구원(전 민족사바로찾기 국민회의)'의 활동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민족사바로찾기연구원은 윤보선 대통령이 초대 의장을 맡아 활동해 오다, 타계 후 최 전 대통령이 91년부터 93년까지 3년간 2대 의장직을 맡았다.
 3년간 의장직을 맡은 최 전 대통령은 연구원측의 의장 연임 권유에도 불구, "공직은 주어진 임기를 마치면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며 본인은 명예의장으로 물러나고, 재임 시절 광주학생운동기념일을 '학생의 날'로 제정하는 등 역사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윤택중 전 문교부장관에게 3대 의장직을 물려줬다.
 이후 윤 전 장관이 타계하자 최 전 대통령은 "연구원은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학자가 맡는 것이 옳다"며 국사편찬위원과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역임하며 한평생 민족사관 정립에 애써온 역사학자인 박성수 씨를 4대 원장으로 추대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또 최 전 대통령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홍천출신 김창묵 동찬기업㈜ 회장을 통해 민족사바로찾기연구원을 후원토록 하는 등 민족사 바로찾기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한수강 민족사바로찾기연구원 사무총장(전 대통령 비서관)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최 전 대통령의 정중한 요청으로 김창묵 회장이 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고, 그 전부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다"며 "민족사바로찾기연구원은 민족사관 측면에서 일제식민사관을 척결하고 잘못된 우리 역사를 바로 찾자는 취지에서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 lee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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