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 편집부국장 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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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강댐은 북한강 상류인 소양강에 있는 동양 최대 규모의 사력댐이다. 댐의 왼쪽은 춘천시 동면 월곡리와, 오른쪽은 신북읍 천전리와 어깨를 맞대고 있다. 댐의 높이는 123m, 제방의 길이는 530m다. 1967년 4월에 착공돼 1973년 12월에 완공됐다. 댐이 담고 있는 물의 양은 최대 29억t이다. 매년 하류에 농업, 생활, 공업용수 12억t을 공급하고 있다. 춘천의 우두벌 등 농경지 7500㏊도 댐에서 내려온 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또 5억t 규모의 홍수를 조절하며, 20만㎾의 전력도 생산하고 있다. 준공후 1981년 7월 12일 처음으로 홍수조절용 방류를 위해 수문을 열었다. 댐은 거대한 물기둥을 토해 내며 다목적 댐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강유역은 매년 7∼9월 중 집중강우로 인해 크고 작은 홍수가 반복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컸다. 그러나 소양강댐이 건설된 후 모두 29억t의 물을 치수하면서 한강수계의 홍수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6년에도 그 진가가 확인됐다. 댐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관리단은 장마에 대비해 지난해 6월말 계획 홍수위보다 수위를 28m 낮은 160.1m까지 물을 뺐다. 홍수조절이 가능한 19억t 규모의 저수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장마가 시작되면서 홍천과 인제지역에 400㎜ 규모의 많은 비가 내렸다. 상류에서 1초에 1만595t씩 물이 밀려들어 왔지만 댐은 11억t의 물을 가두면서 홍수조절에 성공했다. 소양강댐의 저수와 홍수조절로 하류인 춘천은 물론 한강의 수위는 1m 정도 낮아졌고, 이들 지역의 수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했다. 만약, 11억t의 물이 그대로 하류를 덮쳤을 경우 춘천과 서울은 물바다가 됐을 것이다.
 소양강댐은 지난해 9월 터진 보조 여수로 터널 붕괴사건과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북한강 흙탕물 사태로 인해 지역사회와 춘천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소양강댐이 홍수조절, 용수공급, 전력생산 등 다목적댐으로서 34년 동안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해온 공(功)은 잊혀졌고, 과(過)만 과도하게 부각됐다. 댐은 '물 폭탄'으로 확대 포장됐다. 흙탕물도 원인은 양구와 홍천지역의 고랭지 채소 재배 단지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소양강댐 흙탕물'로 몰아 붙여졌다. 물론 여수로 터널 공사 발주단계에서 설계와 지질조사 등이 소홀해 붕괴사고가 발생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14일 소양강댐 일원에서 펼쳐진 '봄(春)사랑 내(川)사랑 제1회 소양강댐 벚꽃길 걷기대회'는 큰 의미를 갖는다. 춘천시민과 소양강댐이 만난 자리였기 때문이다. 82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경로당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던 윤순순(82·춘천시 근화동) 할머니, 출발 총성과 함께 25분 만에 댐정상으로 한걸음에 줄달음쳤던 한지성(12·춘천시 신북읍 유포 2리)군. 이들은 하나같이 "한번 꼭 오고 싶었던 곳인데…. 막상 댐사면을 걸으니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이날 댐 사면의 지그재그 길을 오르며 소양강댐을 가슴으로 포옹했다. 봄에는 댐 본체에서 고들빼기가 자라고, 두릅나무에 새순이 돋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또 소양강댐이 지역 사회의 귀중한 자산이자, 춘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점도 새롭게 인식했다. 나아가 우리 스스로 소양강댐을 '물폭탄'으로 평가절하하고, 업신여기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고, 우매한 일 인가도 깨달은 시민과 댐과의 이해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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