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인증제 도입 글쓰기 제한… 주민 언로 차단

인터넷 홈페이지가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고성군 인터넷 홈페이지 글쓰기가 지나치게 까다롭게 제한돼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7일 고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1월 군 인터넷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서는 인터넷 본인 인증 대체 수단인 아이핀 서비스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아이핀 서비스는 웹사이트에 주민등록번호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 신원확인번호로서 인터넷 상에서 주민등록번호가 무단으로 유출돼 도용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고성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이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본인명의의 핸드폰이나 신용카드가 있어야해 핸드폰이나 신용카드가 없을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예전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도록 운영되던 고성군 홈페이지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실명제로 관리체계가 전환되면서 게시물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이번에 새로운 인증제도를 도입하면서 하루평균 한건의 게시물도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도 홍보성 글이 대부분으로 군정에 대한 비판이나 사회적 반향이 있을 만한 내용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 주민은 “도내 타 자치단체는 물론 청와대에서도 쓰지 않는 인증제도를 도입한 것은 결국 주민들의 언로를 막은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여론의 창이 돼야 할 창구를 원천 봉쇄하는 열린행정이 아니라 닫힌 행정의 표본”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고성군 관계자는 “관련법에 행정기관이 주민들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질 수 없고 실명인증을 받게 돼 있어 가장 최상의 보안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며 “처음 도입해 주민들이 서툴러 힘들어 할 뿐 절차를 한번만 거치면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고성/최 훈 choi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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