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로 오시라
경포대 누각에 올라서면
산맥이 바다로 달리고
천지가 어우러져
맞닿는 곳에
맨 몸으로 떠오르는 태양이 있나니!
아득한 수평선
천만겹 이랑들을 헤치며
시퍼런 상처의 속살을 벗기며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
어두웠던 긴- 기다림 속에서
갈매기 울음으로 시작해
불덩이를 토해내는
경포대로 오시게나
만나고 헤어지는 人生이
파도치는 물결 위로
벗이여!
남풍에 밀리는 벚꽃들도
저리 스러지며
호숫가를 수놓는 곳
경포대로 오시게나
그리운 벗이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들이
호수의 은하 숨결 뒤로 사라질 때
낙조의 황홀함이
그대와 나의 술잔에 가득 차리라.
심재칠·강릉 옥계중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