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처자(處子)가 있지요.
정월 대보름맞이
풍물패
한마당 놀이장단
흥으로 이어진 기운
신명나는 봄날
하얀 꽃망울로
세상을 보듬은
목련꽃 같은
4월의 처자(處子)가 있지요.
저절로
지금처럼
4월의 따듯함으로
긴 겨울 조금씩, 조금씩 더해가던
몸집을 서서히 줄여가는
먼 저산 계곡에 매달린
얼음 같은 처자(處子)가 있지요.
나지막한 뒷동산
돌아 너머
처마가 조금은 내려앉은
세월 머금은 굴뚝 집 마루에서
내다보이는 냇물
여울처럼
소리치지만,
깊은 골
산 아래
적막한 절
법당 지붕 끝
풍경소리 듣는 양
고요함을 풍기는
마음이 얼굴처럼
고운 처자(處子)가 있지요…
이상복·홍천교육청 지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