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 속 수년째 방치… 청소년 탈선장 악용

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가 수년째 활용방안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방치,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원주시립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봉산동 현 위치에 박물관이 개관할 당시 박물관 뒷마당에 168㎡ 규모로 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 복원작업을 함께 마쳤다.

그러나 당시 일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최 전 대통령의 친일 주장을 제기, 생가 존립 자체를 반대하는 등 생가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면서 복원된 건물 명칭을 ‘전통한옥’으로만 정한 채 안내 표지판 하나 설치하지 못했다.

또 박물관이 들어서기 전 박물관 뒷마당과 바로 연결돼 있는 어린이공원이 마을 진입로로 이용되면서 박물관 뒷마당 출입문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여론에 따라 생가 출입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현재 생가 벽면은 온통 청소년들이 남긴 낙서로 흉물스럽게 변했고 빈 술병들이 생가 주변에 나뒹굴 뿐 아니라 생가 보호를 위해 주변에 설치한 자외선 감지기도 일부 비행청소년들이 뽑아버리는 등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특히 박물관 측이 생가가 빈집인 점을 들어 박물관 공예교실로 활용하는 관리대책을 내놨지만 일각에서 이마저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최규하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생가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 사라졌다”며 ”다행히 지난 6월 추경예산 편성 당시 사업비가 확보돼 오는 10월까지 CCTV설치와 벽체 보수 작업 등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차득남 cdn4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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