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살다 가신 작은 하느님

저는 추기경님을

그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상처 많은 세상을 보듬고

사랑으로 치유하신 삶의 흔적은

두고두고 빛나는 등불로

남아 돌 것입니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왈칵 눈물이 앞을 가려왔어요.

하느님 곁에 가서 편히 사실 텐데 뭘

하면서도.

하면서도.

위안을 하면서도

기쁘기보다는 슬펐습니다.

세상을 스스로 지키기에는

우리 모두는 무지하니까요.

메말라 있으니까요

풀지 못하는 숙제가

너무도 많으니까요.

이제는 누가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나요.

작은 하느님은

어딘가에 또 살고 계실까요.

어리 숙한 우리 인간은.

욕심 많은 우리 인간은

님을 잃은 자리에서 유훈을 받들며

정말로 사랑하면서

살아 갈 수 있을까요

온갖 미움의 지뢰밭을 가꾸며

붉은 피가 멈추지 않고 쏟아지는

다툼의 역사는 언제

무한의 질주를 멈출 수 있을까요

모두가 전장의 용병이 되어

너와 나를 향해 쏘아내는

분열과 혼돈과 다툼의 총알은

언제쯤 말끔히 사라질까요.

먼지만 휘날리는 대지 위에

가랑비가 되신 추기경님

사랑을 부화시킨 추기경님

님을 잃은 자리에 쏟아지는

온 국민의 눈물이

그리움의 개울임을 기억해 주세요.

떠나가시는 길목의

다리임을 기억해주세요

사랑 하세요.

그 말 잊지 않을게요.

세월이 흘러 추기경님은 잊어도

사랑 하세요. 그 말은

잊지 않을 게요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이찬석·동부 실버 라이프 (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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