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기독병원, 백내장 수술비 지원 17명 완치

▲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연세대 원주의과대 기독병원의 백내장 수술비 지원 사업.
“다시 아내의 얼굴을 볼 수 있어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원주에 살고 있는 정인규(80·가명) 할아버지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1년 전 백내장으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아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를 돌볼 수 없어 애태우던 중 지난 4월 원주 기독병원의 백내장 수술 프로그램으로 새 ‘빛’을 찾았기 때문이다.

정 할아버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백내장 수술은 엄두도 못내던 차에 병원의 도움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제대로 아내를 돌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차에 또 다시 간호를 할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이고 너무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 할아버지처럼 백내장 무료 시술을 통해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연세대 원주의과대 기독병원(원장 송재만)의 ‘백내장 수술비 지원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6년 동안 농어촌 중심 전국 334개 지역 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층 노인 6만2463명을 대상으로 무료 안 검진을 실시한 결과, 94%인 5만8704명이 안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노인 실명원인 질환인 백내장이 44.5%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저소득층 노인들은 안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다 경제적인 사정 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05년 ‘연세대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 원주기독병원이 시작한 무료 개안사업은 그동안 어려운 형편으로 수술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백내장·녹내장 환자 17명의 시력을 되찾고 현재 2명의 백내장 환자가 새 빛을 찾기위해 수술을 기다리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환자 개개인의 시력을 일일이 살피는 세세하고 꼼꼼한 시술을 통해 환자들에게 의술(醫術)을 넘어 인술(仁術)을 펼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술은 세극등검사(눈을 최대 40배까지 확대해 자세히 볼 수 있는 검사 방법)로 수정체의 혼탁 정도와 위치를 파악,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꼼꼼히 집도하고 있다. 또 노인성 백내장을 앓는 독거 노인들에게는 정기적인 안과 내원도 지원하고 있다.

향후 병원은 내달 31일까지 무료 백내장 사업을 확대 실시키로 해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초생활수급자이며 건강보험료 5만원 미만 납부자 중 백내장을 앓고 있는 수술 희망자는 진단서, 의료보장카드 등 구비 서류를 해당 기한까지 제출하면 된다.

수술 결정은 접수 후 일주일 내 지원 심의를 거쳐 집도가 결정된다.

병원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밝은 시력을 선물해 따뜻한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수술의 목적”이라며 “앞으로 인공 와우나 성형 등 사랑의 개안 수술을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leesj@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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