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발원지 검룡소 품은 ‘산상 화원’
태백제비꽃·태백기린초 등 야생화 천국… 5월 절정

▲ 태백국유림관리소 숲 해설가가 산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금대봉에서 야생화를 관찰하고 있다. 태백/박창현
   
태백 여행에서 반드시 빠뜨리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면 한강발원지 검룡소를 꼽는다. 바로 이 곳을 품고 있는 산이 산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금대봉(1418.1m)과 대덕산(1307.1m)이다. 금대봉 기슭에서 샘 솟는 물은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 나와 한반도를 관통하며 1300리길을 굽이굽이 흐른다.

이 일대는 1993년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그만큼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다.

대덕산 산행은 오르내리는 길에 금대봉을 마주치게 된다. 태백 서쪽에 솟아 있는 대덕산은 태백산∼화방재∼함백산∼두문동재∼금대봉∼매봉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금대봉 바로 북쪽에 위치해 있다.

학이 나래를 펴고 훨훨 나는 비학상천(飛鶴上天)의 형상인 대덕산은 우뚝 솟았다 하여 큰덕산이라고도 불린다. 금대봉은 정선군 고한리와 태백시 삼수동(옛 창죽동과 화전동 사이)에 솟아 있다. 금대(金臺)란 말은 검대로 신이 사는 곳이란 뜻이다. 또 금이 많다고 하여 금대라고 한다.

정선 고한읍과 태백의 경계지점인 두문동재를 출발해 대덕산까지 가는 코스를 택할 경우 금대봉과 고목나무샘을 거쳐 능선을 타고 분주령에 이어 대덕산 정상으로 오르면 된다.

출발점에서 20분 가량이면 금대봉 정상에 도착하는데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를 상징하는 ‘양대강 발원봉’을 볼 수 있다. 금대봉은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용소, 제당굼샘을 안고 있는 의미 깊은 산이고 금대봉에서 오른쪽은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고 왼쪽은 대덕산 산행코스다.

중간 기착점인 분주령은 수십만여㎡ 규모의 초원지대인 옛날 태백과 정선지역을 오고가는 분기점으로 이용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고개이름이라고 알려졌다.

대덕산은 산정상에 고려 유신이 세운 사직단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산위는 넓직하고 평평한 천연초지를 이루고 있다.

내려오는 길은 덤불아우골을 거쳐 검룡소 방향의 창죽마을로 향해 넉넉히 총 5∼6시간쯤이면 등산을 마칠 수 있다.

   
단 최근에는 두문동재에서 금대봉 출입은 국유림관리소에서 입산허가서를 발급받은 사람에 한해 허용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금대봉 생태계보존과 산불예방을 위한 조치다. 특히 산불조심기간인 오는 15일까지는 검룡소에서 대덕산 방향 입산도 쉽지 않다.

금대봉은 봄 햇살이 눈부신 5월이면 겨우내 품었던 꽃망울을 터뜨리며 입산객을 맞이한다. 이맘때부터 보도 듣도 못한 꽃들의 향연이 늦가을까지 이어진다.

태백에서만 볼 수 있는 태백제비꽃, 태백기린초 외에 홀아비 바람꽃, 꿩의바람꽃, 꽃다지, 연복초 등 상상할 수 없는 야생화 천국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이 일대에서는 한국특산식물 15종류와 희귀식물 16종류가 자생하고 있다는 학계의 보고도 제출되기도 했다.

최화자 태백국유림관리소 숲해설가는 “대덕산과 금대봉 일대는 국내 최고의 야생화지대로 손색이 없다”며 “입산으로 인한 자연훼손 방지를 위해 당분간 입산이 엄격히 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박창현 chpar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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