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대산 숲길 걷기대회’ 주최 월정사 퇴우 정념 주지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4교구 본사 오대산 월정사와 강원도민일보는 오는 23일 ‘제6회 오대산 천년의 숲 옛길따라 걷기대회’를 공동주최한다. 지난 12일 ‘숲과 길의 만남’을 주제로 펼친 심포지엄에 이어 걷기 대회를 앞두고, 월정사 퇴우 정념 주지스님을 만나 올해 걷기대회의 특징과 오대산 천년의 숲길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


가장 한국적인 천연 그대로의 길

장기기증 서약·사찰체험·음악회

다문화 가정·장애인 초청 행사도




- 오대산 월정사 주지로서 늘 바쁘게 보내셨는데, 요즘 근황은.

▲ 정념 스님
“지난해 월정사에 만월선원을 개원해 동안거 한철을 선원에서 지냈다. 해제 후에는 미처 살피지 못한 교구와 사찰의 종무를 처리하고,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와 한암 큰스님의 수행가풍을 선양하는 수행학림, 학술세미나, 육필본 경허집 발간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찾아오시는 분들과 차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하안거 결제가 다가 왔다. 지금은 만월선원에 하안거 결제 방부를 들여놓고 정중공부 중에 있다.”



- 오는 23일 ‘오대산 천년의 숲 옛길 따라 걷기대회’가 펼쳐진다. 걷기대회의 의미와 올해 걷기대회의 특징은.

“부처님께서는 숲길에서 나시고 숲길에서 열반에 드셨다. 불교에서의 길은 수행의 시작이자 완성을 의미하며, 숲은 생명이자 정신적 쉼터다. 부처님께서 숲에서 깨닫고, 숲길에서 열반에 드셨듯이 무수한 생명을 잉태한 숲은 자신을 살펴보는 곳으로는 으뜸처다. 특히 오대산 천년의 숲길은 가장 한국적인 숲길로서 인공적인 포장을 거부한 생명의 길이기도 하다. 지난해 일주문과 월정사 사이 전나무숲길을 덮고 있던 포장을 걷어냈고, 스님들과 민초들이 함께 걸었던 옛길을 복원했다. 이 길을 걸으며 가장 한국적인 숲의 향기를 맡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려 마음의 평안을 얻으시길 바란다.”



- 걷기대회의 주요 행사와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번 걷기대회의 코스는 월정사에서 전나무숲길을 거쳐 오대산장까지다. 물론 자율적으로 상원사까지 걸을 수도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모토인 ‘생명·나눔·평화’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세상의 희망인 어린이와 함께하는 신나는 한마당과 자연을 체험하는 보물찾기놀이,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담은 서원지 작성, 지역 다문화 가정과 장애인을 초청하여 사찰 체험과 함께 걸으며 서로를 이해해 가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을 위한 장기·골수 기증 서약운동을 전개한다. 그 외에도 달구지 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평화 음악회 공연 등이 있으니 많이 오셔서 마음껏 향유하시기 바란다.”



- 지난 12일 오대산 천년의 숲을 중심으로 ‘숲과 길의 만남’ 심포지엄이 열려 숲과 길의 조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앞으로 오대산 숲길의 관리 방향은.

“올 2월 지방도 446호선이 폐지됨에 따라 월정사에서 명개리까지의 길에 대한 보존 및 이용에 관한 세상의 관심이 높아졌다. 때마침 ‘숲과 길의 만남’ 심포지엄이 열려 좋은 내용들이 발표되고 토론했다. 먼저 훼손된 숲길의 원형을 복원하고, 사색과 명상의 포행길을 조성해 느리게 산다는 것의 행복함을 느끼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월정사에서 상원사 사이, 차량 운행을 줄이고 셔틀버스를 운행토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무엇보다도 숲길은 생명의 원천이며 그물코처럼 얽혀 있는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숲길의 보존이 모든 생명을 살리는 길임을 숲길을 걸으며 자각토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화준 hwaju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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