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지방은 지난 2일 많은 양의 첫눈이 내려 수확기 영농일정에 많은 차질을 초래하더니 금주 들어서는 하루도 그치지 않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어 건조벼 수매의 일정순연은 물론이거니와 김장채소 생육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에는 쌀소비량의 급격한 감소로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애타는 가슴을 하늘도 외면하는거 아닌가 생각도 해보면서 쌀 소비의 다양화에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다.

상혼에 의하여 소비촉진을 부추기는 많은 아이디어들이 일상에 접목되어 젊은층에서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로 여자가 초코렛을 선물하고, 3월 14일은 남자가 사탕을 전하며, 4월 14일은 짝없는 솔로들끼리 자장면을 먹고, 5월 14일은 장미로 사랑을 확인하며, 11월 11일은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웃에게 빼빼로를 전하는 등 비교적 정착되어지는 ‘데이(Day)‘다.

무슨 역사적 배경이나 문화생활에서 출발한 기념일이 아니지만 젊은이들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날들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지역에서도 농업과 관련된 각종 ‘데이’를 확산 파급하여 시름이 깊어가는 농촌에 도움의 손길이 되었으면 한다.

농업분야에서는 3월3일은 ‘돼지데이’로 삼겹살을 먹고, 5월 2일은 ‘오이데이’로 오이반찬과 오리고기를 준비하며, 8월 8일은 ‘포도데이’는 연인과 함께 포도나 와인파티를 하고, 중복날에는 ‘복숭아 데이’, 9월 9일은 ‘구구데이’로 치킨과 달걀을 먹는 날로, 10월 24일은 ‘사과데이(Apple-Day)’로 사과를 전하면서 우의를 돈독하게 할 수 있다. 또 흔히 빼빼로 데이라고 하여 과자를 선물하는 11월 11일은 ‘가래떡 날’로 이름을 바꿔 연인이나 가족들이 가래떡이나 떡복기를 함께 먹는 날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2008년도 75.8kg으로 10년전인 1998년도 99.3kg보다 23.5kg 31%가 감소되어 풍년농사를 지었지만 재고량은 늘어나 결국 쌀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만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정부에서도 쌀자장면개발과 쌀건빵 제조등 다양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한 소비정책을 펼치고 있다.

11월 11일은 그런 농민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농민스스로가 자긍심으로 영농에 매진하고자 결의를 다짐하는 ‘농민의날’이다. 올해로 14회째가 되었다.

이런 의미있는 날을 ‘빼빼로 데이’가 아닌 ‘가래떡 날’ 또는 ‘떡뽁이 날’로 정착되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홍순석·강릉시청 농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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