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도계고 ‘독도사랑반’… 전문가 초청 특강·신문 제작·체험 캠프 등 다채

   
▲ 지도교사인 박정희 지역사회부장과 도계고 ‘독도사랑반’ 학생들.
▲ 지난해 8월 열린 ‘2009 영토사랑 독도캠프’ 모습.
▲ 지난 여름 하계 워크숍 모습.

“독도는 서기 512년에 신라 장군 이사부(異斯夫)가 나무로 깎아 만든 사자를 배에 나누어 싣고 가 ‘항복하지 않으면 이 맹수들을 풀어놓겠다’고 위협해 신라에 복속된 땅입니다. 독도를 관리하고 지키는 선박에 ‘이사부 장군’의 이름을 명명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지난해 3월 경상북도 울릉군이 국비 등 사업비 80억원을 투입해 독도관리선(177t급)을 건조하면서 선박 명칭을 국민 공모에 붙이자 현재 삼척 도계고등학교 3학년 1반에 재학중인 김성수군이 선박 이름을 ‘이사부호’로 정하자고 하면서 보낸 제안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독도관리선의 명칭이 ‘독도평화호’로 결정되고, 지난해 6월 공식 취항을 하면서 김 군의 제안 명칭은 채택되지 않았지만, 김 군은 이 제안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김군이 살고 있는 삼척시 도계읍은 백두대간 험산 준령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탄광촌이다.

백두대간 동쪽에 자리잡고 있어 흔히 광역 동해안 범주에 포함되는 지역이지만. 사실 바다나 섬을 가까이 하기에는 지리적 제한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도계고에는 김군처럼 독도와 동해바다의 역사를 이해하고,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논리적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무장’된 학생이 적지않다.

도계고가 지난 2009년 1년간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이 운영하는 ‘독도지킴이 협력학교’에 선정돼 다양한 독도 사랑 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도계고는 전국 20개 독도지킴이 협력학교 평가에서 지난해말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계고는 우리나라 에너지 역사에 한획을 그은 탄광도시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국토 사랑 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독도지킴이 협력학교를 운영, 지난 1년간 ‘독도사랑반’을 만들어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하고,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하는 등 다채로운 교육·체험 활동을 전개했다.

독도사랑반은 토요일 특활시간에 모여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한 역사를 공부하고, 독도의 자연환경과 생물 등을 배우는가 하면 ‘우리 독도’ 사행시 짓기, 독도 문제 풀이, 독도신문 제작, 만화·소설 창작 등을 통해 전교생에게 독도 사랑 의식을 심는 구심체 역할을 했다.

독도사랑반의 활동이 확산되면서 도계고는 체육대회날에도 전교생 독도 OX퀴즈 대회를 열고, ‘우리땅 독도’ 알리기 등에 앞장서고 있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와 독도본부의 전문가를 초청해 전교생 대상 특강을 하기도 했다.

또 독도사랑반 학생들은 지난 8월 12일∼14일 2박3일간 동북아역사재단과 전국지리교사연합회가 주관한 ‘2009 영토사랑 독도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태풍 때문에 배가 뜨지 못해 이들 미래의 독도 수호 인재들이 직접 독도를 방문하는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이들 학생들은 경북 울진의 동해연구소와 포항 호미곶, 등대박물관, 영덕의 풍력발전단지 등을 견학하고, 합숙 학습을 통해 ‘Live 독도’를 배우면서 영토와 바다, 독도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

독도사랑반에 참여한 도계고 2학년 김다혜 양은 ‘독도사랑반 활동을 마치며….’라는 체험수기에서 “내가 몰랐던 독도의 모습을 하나씩 파헤쳐 보면서 이제는 독도가 지리적·역사적으로 우리땅인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방면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참으로 소중한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독도사랑반 지도교사인 박정희(지역사회부장) 교사는 “동해 명칭과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시비에다 중국의 동북공정 전략까지 가세하는 시점에 학생들에게 국가형성의 기초가 되는 영토와 역사의 소중함을 가르치기 위해 독도사랑반을 운영했는데, 다들 독도 지킴이 첨병으로 거듭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삼척/최동열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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