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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전면실시의 허와 실

허남순 2010년 03월 29일 월요일
   
▲ 허남순

한림대 부총장 사회복지학부 교수
온 세상이 무상급식 문제로 들끓고 있는 양상이다. 매일 일간신문의 한쪽에는 무상급식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인사들로 넘쳐난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치인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이런 관심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급식이 우리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세상에는 우리보다 훨씬 더 잘 사는 나라가 많다. 미국, 일본, 영국, 불란서 헤아릴 수 없는 나라의 국민들이 즐비하다. 앞에서 열거한 나라들 중에서 완전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 나라는 소수이다. 이들 선진국에서는 무상급식은 대부분 빈곤층 아동들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체 학생의 57%에 해당하는 2700만 명에게 급식을 하고 있으며 이들 중 무상급식 수혜자는 49.5%로 전체 학생의 28.2%이다. 영국은 초등학생의 49%, 중등학생의 51%에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무상급식 비율은 전체 학생의 17% 정도이다. 이웃 일본은 초등학생의 99.2%, 중학생의 88.5%에게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급식을 위한 운영비나 시설비는 정부 지원이지만 음식 재료비는 보호자 부담이 원칙이다. 단지 생활보호 대상자 자녀들에게만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르웨이나 스웨덴, 핀란드의 무상급식 제도를 부러워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들 나라들은 복지 국가로서의 오랜 전통은 물론, 적은 인구를 가지고도 많은 자원을 가진 자원부국들이다. 이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복지 혜택을 국민들에게 베풀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급식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 총생산 대비 재정지출률은 G20 국가 중에서 두 번째인 3.6%였다. 일본의 2.4%, 미국의 2.0%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은 형편인데 과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하는 무상급식 실시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를 검토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전체 중고교생의 18%가 무상급식을 받았는데 강원도의 경우 초중고생의 11%정도만 무상급식을 받고 있었으며 이에 들어가는 예산이 9억3000여 만원이었다. 강원도의 초중고생 전체를 무료급식 실시하려면 총 800억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연간 예산 대부분을 중앙정부 등에 의지하고 있는 강원도와 같은 열악한 지방재정의 형편에 비추어 볼 때 100% 무상급식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다행히 강원도는 오는 2012년까지 농·산·어촌과 도시 저소득층 가정의 모든 초중학교 학생에 대해 전원 무상급식을 실시할 예정이고 이에 따라 무상급식 대상이 현재 2만7000여명에서 6만2000여명으로 3만5000명 증가할 예정이다. 현재보다는 배 아동들이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무상 급식 대상 아동에 대한 기준을 보다 완화해서 무상급식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한 범위를 보다 빠르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동들에게 질 높은 급식을 할 수 있는 유럽연합(EU)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유럽 각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국가의 평균 무상급식 비율은 약 30% 정도이다. 대신 유럽연합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9000만 유로를 투입하여 학교에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이나 캐나다 역시 날로 증가하는 아동들의 비만,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과일과 채소를 무상으로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한국도 지방자치단체는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야채를 지역의 학교에 무료로 공급하여 아동들이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학교에서 무료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저소득 층 아동들일수록 신선한 과일과 채소 및 우유 섭취량이 적고 이것이 계층 간 영양 불균형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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