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체계적인 재활 치료 필요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보면 종종 기업 회장 역할을 하는 배우가 버럭 화를 내면서 뒷목을 잡고 쓰러져 얼마 뒤에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이렇게 발생한 질환을 보통 중풍, 뇌졸중이라고 한다. 매스컴을 통해서 전 한화 이글스 김인식 감독이나 가수 방실이도 뇌졸중 발병 이후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전해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뇌졸중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며 발병이후에는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심리치료와 같은 다양한 재활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뇌졸중이 발생한 위치가 언어기능의 우성 반구인 좌측 대뇌인 경우에는 의사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실어증(失語症·aphasia)이라고 한다.

특히 실어증은 언어의 이해와 표현에 장애를 보이는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와 같은 일상적인 언어생활에 어려움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실어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언어재활을 위한 기본적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환자의 현재 언어적인 수준을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언어치료실에 내원하면 실어증을 감별하기 위한 언어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언어치료사는 일상 대화에 대한 이해를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하거나 단어에서 시작해 긴 문장을 따라말하는 과제를 실시한다. 환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검사자의 지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낮은 수행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족들은 환자가 보이는 현재 이해 가능한 것과 표현 가능한 수준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둘째, 간단하게 ‘예’,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실어증 환자들은 주로 가족이나 간병사의 간호를 받게 된다. 그런데 환자의 언어 수준과 상관없이 길고 복잡하게 질문하거나, 길게 대답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한 두 단어로 표현 가능한 환자에게는 ‘예’, ‘아니요’로 대답 할 수 있는 질문이나, 질문을 듣고 한 가지를 선택하는 선택형 질문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지속적인 격려와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뇌졸중이 노년층 이외에도 장년층에도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병 직전까지 사회에서 활동하던 성인 환자는 본인의 장애를 스스로 인정하거나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러한 환자에게는 한 두 단어로 표현하더라도 격려해주고, 환자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끝까지 기다려주는 것 자체로 환자가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환자의 수만큼이나 실어증도 다양한 특징을 보인다. 실어증 환자의 언어재활 과정은 위에서 언급한 원리들을 기본으로 하여 의사소통 의도를 유지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특히 언어치료사의 체계적인 평가와 치료를 통해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겠다.

황수진 도재활병원 언어치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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