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과거·현재·미래 꿈 영원히 ‘동행’
■ 고 함인섭 박사와 강원대

지역거점 대학으로 국가와 지역 발전을 이끄는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되고 있는 강원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62주년을 맞는다. 1947년 6월 14일 춘천농업대학으로 도내 최초의 최고 고등교육기관으로 출발한 이래 지역거점 대학으로 세계속의 대학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강원대학교 동문과 지역사회에서는 대학 설립자이며 1, 2, 4, 5, 6대 학장을 지낸 고 함인섭 박사의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함인섭 선생이 타계한지 23주기를 맞는 올해 대학과 총동창회 등은 지금의 강원대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일생을 바친 함인섭 선생을 기리기 위해 캠퍼스에 함인섭공원 조성, 동상 등 기념물제작 움직임이 활발하다. 강원대와 총동창회는 12일 동상 제막식과 함께 동문걷기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 강원대와 총동창회는 오는 12일 캠퍼스에서 대학 설립자이며 초대 학장을 지낸 고 함인섭 박사의 동상 제막식을 갖는다.


대학 설립·초대 학장 역임… 12일 동상 제막식

기념 광장도 9월 완공 업적·학교사랑 뜻 기려




▲ 고 함인섭 박사
1907년 서울 출생으로 1933년 동경농업대학 농학부를 졸업한 함인섭 학장은 농업학교의 꿈을 안고 1947년 6월 14일 강원대학교의 전신인 ‘춘천농업대학’을 설립한다. 1950년 6·25 전쟁의 발발로 학교는 이듬해 5월 부산 천마산으로 피난, 천막 5개로 임시 대학을 세웠다. 그 해 8월에 원주가 수복됨에 따라 원주에도 천막을 세우고 대학 재건을 위한 수복대학을 설립하게 된다. 그 해 10월,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공부한 제1회 농학과 졸업생을 배출하기에 이른다.

1952년 3월 2일 함인섭 학장은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농림부 장관직을 제의받고 장관직을 맡게 된다.

장관 퇴임 후 당시 백두진 국무총리로부터 주일 한국대사직을 권유받지만 거절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대학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았다. 당시 학교는 역시 순회 수업으로, 학과목 담당 교수들은 원주와 강릉을 1주일 혹은 2~3일 간격으로 왕래하며 보따리 강의를 했다.

1954년 4월 학교가 국립으로 이관되면서 명실 공히 국립대학으로 재출범한다. 그 동안 대학부지 매입에 숱한 고난을 겪었지만 후원회와 지역 사회 인사들의 헌신적인 지원 등으로 오늘의 효자골 캠퍼스가 탄생하게 됐다. 학교 부지 문제는 해결됐지만 시설을 포함한 대학 설치 기준은 백지 상태였다. 국립으로 이관됐지만 막대한 시설비의 투자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수 없었고 따라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대학 기틀이 차분하게 잡혀감에 따라 학교는 학생들의 면학에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임학과(현 산림환경과학대학)의 경우 유능한 교수를 확보했고, 3000㏊에 이르는 대학 연습림이 조성됐다.

1960년대에 잠시 대학을 떠난 함인섭 학장은 62년 8월 초 당시 문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부탁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와 4대 학장을 역임하게 된다. 이어 5, 6대 학장을 역임한다. 학교는 이 시기에 질적, 양적인 면에서 튼튼한 기반을 다져나가게 됐고, 63년 무렵부터 종합 대학의 기틀을 잡기 시작한다.

1970년 2월 석사 1회 졸업생을 배출하고, 종합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교명을 지금의 강원대학교로 변경한다. 캠퍼스 내 꾸준한 시설 투자 및 학과 증설 등으로 종합 대학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굳히게 된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강원대 대운동장 리모델링 현장에는 고 함인섭 학장의 학교에 대한 업적과 뜻을 기리기 위한 ‘함인섭 초대 학장 기념 광장’이 조성된다. 이 광장은 올해 9월 완공될 예정이다. 광장에는 동상이 설치되며, 광장 주변에는 예술적 구조물과 정원도 조성될 계획이다.

고 함인섭 학장의 동상은 강원대 미술학과 교수이자 중견조각가인 양재건 교수가 청동주물로 제작했으며 가로 180㎝, 세로 220㎝, 높이 280㎝ 규모이다.

강원대 총동창회는 지난해 9월부터 동상건립기금모금운동을 전개한 결과 지난달 31일까지 200여 개인 및 단체에서 1억원을 기부받았다.

함인섭 초대학장의 동상 비문에는 1972년 8월 퇴임사에서 했던 “나는 강원대학을 영원히 떠날 수 없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이 글은 시대의 선각자이며 강원대 동문의 참스승이시고 강원대학교의 주춧돌을 놓은 함인섭 박사의 학교사랑 정신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홍병주 강원대 총동창회장은 “함인섭 박사님은 우리 강원대의 유구한 역사를 대변해주고, 자긍심을 불러일으켜 주며, 미래를 향한 도전을 격려해 줄 수 있는 인물이다”며 “함인섭광장과 동상건립을 계기로 박사님의 공적과 학교사랑 정신 계승 및 대학의 정통성 확보를 통한 모교의 발전을 위해 가일층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호 leeho@kado.net



[함인섭 박사 연보]

△1907년 5월 3일생

△1933년 동경농업대 농학부 졸업(농학박사)

△1946년 강원공립농업중학교 교장

△1947년 춘천농업대학 설립

△1949년 초대 춘천농업대학 학장

△1952년 농림부 장관

△1957년 제2대 춘천농과대학 학장

△1962년 제4대 춘천농과대학 학장

△1968년 제5대 춘천농과대학 학장

△1970년 국민훈장 동백장

△1972년 제6대 강원대학 학장

△1972년 국민훈장 모란장

△1972년 정년퇴임

△1986년 9월 13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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