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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소통과 나눔의 길을 찾아서
[소통과 나눔의 길을 찾아서] 7. 제주 올레길마을 길 한 고개 넘으면 산·바다가 내게로 온다
골목길 모아 357㎞ 22개 코스 명품길 조성
지난해 관광객 25만명 방문 지역경제 기여
강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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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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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7코스 해안길 외돌개에서 월평으로 이어지는 이 길에서는 빼어난 해안 경관과 제주의 어촌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바닷가 끄트머리에서 부서진 바람이 뭍으로 기어들었다. 오름을 넘고 귤 밭을 지나 마을 어귀에서 서성거리는 바람. 그 바람은 한라산 정상에서 구름으로 풀어져 다시 바다로 내려온다. 길은 바람 길을 따라 꼬불꼬불 올레로 환생하고, 돌 무덤과 초원을 가로지르며 사람 사이로 파고든다. 그 길에서 바다와 산과 사람이 만났다. 무심한 표정으로 사람이 걷고 산이 밀려난다. 저만큼 밀려난 산허리는 바람으로 웃고, 바다는 깔깔거리며 뭍으로 난 길을 희롱했다. 사람이 점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선이 됐다. 그 선에 이야기가 주렁주렁 걸렸다.



▶제주 올레길

 

   
올레 1코스 알오름으로 이어진 길. 목장길을 따라 걷는 맛이 일품이다.

말미오름에서 바라본 성산 앞바다는 안개로 자욱했다. 안개는 스멀스멀 길을 감추고, 길을 밀어냈다. 바람과 안개가 희롱하듯 뒤엉킨다. 그리고 길은 당근 밭을 지나 뽀얀 속살을 드러냈다. 바다기슭을 어슬렁거리던 길은 산으로 숨어들고 마을로 이어진다. 마당을 지나 골목을 만들고 다시 밭으로 향하는 길의 숨바꼭질. 올레 길은 그렇게 제주 산하를 휘저으며 유유자적 사람 사이로 잦아들었다.

올레 길은 이미 있었다. 그 길을 잇고 다듬어 22개 코스 357.3km의 걷는 길이 탄생했다. 그 길의 처음(?)은 성산에서 시작돼 오름을 넘고, 목장과 배추밭을 지나 바다로 향한다. 바다절벽을 뱀처럼 휘감고, 귤 밭 사이로 지나기도 한다.

길은 무수한 언어도 쏟아냈다. 침묵, 비움, 성찰 등등. 길 위에서 전설도 살아났다. 제주 시조의 탄생 배경인 혼인지가 길 위에서 춤추고, 제주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발걸음을 보챈다.

올레길을 알리는 간세(제주 조랑말 이름)와 화살표, 리본을 따라 걷다보면 일상에 찌들었던 마음이 바람처럼 흩어진다.

그 길은 농로를 따라 이어지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바닷가로 뻗기도 한다.

(사)제주올레는 “제주올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제주의 초원을 꼬닥꼬닥(느릿느릿) 걸어가는 간세처럼 놀멍 쉬멍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 길 제주올레. 명품길로 떠오른 제주올레의 시작은 의외로 단촐했다.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등학교 앞길 농로에서 출발하는 올레길은 말미오름을 넘어 종달리 소금밭~성산갑문~광치기 해변으로 이어지는 15.6km의 길이다. 잰 걸음으로 한나절이면 걸을 수 있는 길. 첫 올레길이 입소문을 타고, 발길에 차이면서 또다른 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제주시를 한바퀴 빙글 돌 태세다.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올레길과 관련, “제주올레는 걸어서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이라며 “끊어진 길을 잇고, 잊혀진 길을 찾고, 사라진 길을 불러내어 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제주올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만큼, 이 길에서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행복한 여행자가 돼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영갑 갤러리 3코스 12km지점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 제주의 빛과 그림자를 담은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올레길 코스

제주 올레길은 모두 22개 코스이다. 각 코스의 거리는 13km에서 22.9km. 가장 짧은 길은 가파도 올레로 5km의 짤막한 길이다. 올레 전체 거리는 357.3㎞. 각 코스를 소개한다.

△1코스=시흥~광치기(15.6㎞) △1-1코스 우도(15.9㎞) △2코스=광치기~온평(18.1㎞) △3코스=온평~표선(20.7㎞) △4코스=표선~남원(22.9㎞) △5코스=남원~쇠소깍(14.7㎞) △6코스=쇠소깍~외돌개(14.4㎞) △7코스=외돌개~월평(13.8㎞) △7-1코스=월드컵경기장~외돌개(15.1㎞) △8코스=월평~대평(15.2㎞) △9코스=대평~화순(8.2㎞) △10코스=화순~모슬포(14.8㎞) △10-1코스=가파도(5㎞) △11코스=모슬포~무릉(18㎞) △12코스=무릉~용수(17.5㎞) △13코스=용수~저지(16.4㎞) △14코스=저지~한림(19.3㎞) △14-1코스=저지~무릉(18.8㎞) △15코스=한림~고내(19㎞) △16코스=고내~광령(17.8㎞) △17코스=광령~산지천(18.4㎞) △18-1코스=추자도(17.7㎞)



▶길의 경제학

 

   
광치기 해변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걷는 해변은 지친 다리를 쉬게 할 수 있는 명품 길이다.

올레길은 언론인 서명숙 씨에 의해 태어났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가 열린 후 지금까지 22개 코스가 개장됐다.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으로 이어지는 올레길은 제주지역을 넘어 전국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길 열풍의 진원지도 제주 올레다. 제주를 ‘점 관광지’에서 ‘선(도보) 관광지’로 바꿔놓은 올레길은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올레 코스를 따라 올레꾼(도보 여행자)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와 펜션, 민박집이 들어서고 음식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주시가 4계절 관광지로 탈바꿈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올레길이 개장된 첫해 3000명에 불과했던 도보관광객은 지난해 25만1000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3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제주올레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레길 개장과 함께 택시 이용객이 300% 이상 증가했고, 버스 이용객도 400%가까이 늘어났다. 고용창출 효과도 컸다. 올레길 길동무, 올레길 옮김이, 게스트 하우스 픽업 전문기사, 매니저 등의 직종이 새로 생겨났다.

(사)제주올레는 “올레길이 개장된 후 여행문화가 바뀌었다”며 구체적으로 △단기관광에서 장기체류여행으로 △단체관광에서 개별여행으로 △렌터카 관광에서 택시, 버스 이용으로 △관광지 관광에서 마을, 재래시장 탐방으로 △일회성 관광에서 지속적인 관광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삼보식당을 운영하는 현금지(64) 씨는 “올레길이 생긴 뒤 해물뚝배기 등 토속음식을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며 “길 여행객이 늘면서 제주지역 산간마을은 물론 농촌과 도시지역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올레길은 타 지역에도 큰 영향을 줬다. 길 열풍이 불면서 전국에 도보여행 코스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 남해 지겟길, 무등산옛길, 충남연가, 경기 남한산성길 등이 대표적이다. 강원도도 예외가 아니다. 강릉 바우길을 비롯해 횡성 뚜레길이 새롭게 조성되고, 길 잇기 작업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강병로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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