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권영중 총장 일행이 지난 19일부터 아프리카를 방문 중이다. 동북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와 중부 내륙의 부룬디 두 나라를 찾아 나선 것이다. 권 총장은 에티오피아 최고의 명문 아디스아바바 국립대와 부룬디 국립대 등 주요대학을 방문, 교류 및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지금까지 중국이나 영어권 국가에 편중된 해외교류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강원대는 당장 내년부터 두 나라의 주요 대학과 교류 협력을 시작한다. 우선 현재 운영 중인 국제화프로그램(BEST, ACES, GKS)을 적극 활용해 우수학생을 초청하는 등 교류에 나선다. 아프리카지역 주요 국가의 학생들을 초청해 미래의 교수요원이나 지도자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양 대학의 학문적인 소통과 교류의 차원을 넘어 정서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은 물론 국가 간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전략적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여러나라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원 확보와 전략적 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국가 간의 우호관계는 어느 특정분야의 교류나 협력만으로 성숙되기 어렵다. 그만큼 다층적·총체적인 관계 진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강원대가 아프리카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그 뜻이 자못 크다. 특히 첫 대상국을 에티오피아로 선정한 것도 주목된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수장(首長)국가로 불릴 만큼 역사와 전통이 깊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는 아프리카연합(AU)의 본부를 비롯, 각종 국제기구의 아프리카본부가 집중된 거점 중의 거점이다. 우리나라 특히 강원도와도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때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견한 나라다. 총 6037명이 참전해 253회의 전투를 벌였는데, 주요 전장이 바로 강원도 중동부전선이다. 이런 인연 때문에 춘천시와 아디스아바바 시는 지난 2004년 5월 자매결연을 했고, 2009년 이후 화천군과 육군 7사단은 장학사업에 나서고 있다. 강원대의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양 지역 간 교류의 질적 발전과 아울러 한-아프리카 협력의 새 지평을 열게 되길 바란다.



김상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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