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국 박사 ‘대동이탐구’ 편찬… 치우천황 격하 문제 등 고찰

   
“태곳적부터 해가 먼저 솟는 곳을 동방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동방이 해의 정기를 가장 먼저 받는다고 해 동방을 우러러 받들었으며 방향을 말할 때 으레 먼저 동방을 내세운다. 지나(支那·중국)의 오래된 문헌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지나인은 지나의 동방을 생명의 근원으로 믿어 3방(三方 서남북방)보다 해의 정기를 많이 받는 동방의 사람들이 가장 우수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동방의 문화가 우수하다는 정평이 일찍이 나왔다.”

관동대 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서병국(사진) 박사가 고희기념 동이저서인 ‘대동이탐구(大東夷探究 한국학술정보)’를 펴냈다.

서 박사는 한민족의 기원인 청나라시대 편찬된 사고전서의 동이에 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동이 대 탐구를 이뤄낸 것이다.

“청나라가 사고전서를 편찬함으로써 알려진 동이 기사를 통해 자신이 동이족의 역사상 처음 밝혀낸 이중적 동이관(우호적인 대외용 동이관과 배타적인 대내용 동이관) 중 전자의 동이관은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평화 정착에 국제적으로 필요한 정치적 요체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 서 박사의 주장이다.

서 박사는 “동이를 연구하는 목적은 동이의 올바른 진면목이 주나라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돼 동이가 후대 보잘것없는 민족이라는 우리 민족이 잘못 알고 있는 동이에 대한 비하를 본래 모습대로 되돌리는 데 있다”며 “동북아시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데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나의 우호적인 대외용 동이관이 있었는데도 배타적인 대내용 동이관이 현재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깊숙이 박혀 있다는 서 박사는 "우리 선인들이 동이관에 이중성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 공자의 춘추관 , 즉 배타적인 동이관에 안주해 소중화의식에 사로잡힌 데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서 박사는 “사고전서의 동이 기사를 보면 지나인은 사실상 우리 동이족을 동이의 대표라고 해 우수한 민족이라고 호평했다”면서 “하지만 당사자인 우리 선인들은 지나인보다 열등하다고 스스로를 비하했다”고 덧붙였다.

서 박사는 “이는 지나의 배타적인 대내용 동이관만을 수용한 결과”라며 “청나라가 사고전서라는 방대한 편찬사업을 벌인 것도 비뚤어진 동이관을 바로잡으려는 국가적인 염원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동이탐구’의 끝부분에 치우천황에 대한 글을 싣고 있다. 서 박사는 “치우천황은 우리 문헌에 동이족의 조상으로 밝혀져 있다”며 “하지만 지나의 문헌은 치우천황을 황제에 속해 있는 제후 정도로 격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치우천황에 대한 고찰은 덮어 두거나 피해갈 수 없다는 서 박사는 “대동이 탐구에서 우리 동이족의 조상인 치우 천황을 살피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윤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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